첫 미얀마 난민 22명 입국에 "자국민도 어려운데..."
우려하는 목소리 적지 않지만 "국제 사회 일원으로..."의견도
23일 오전 8시경 태국 난민캠프에 머물던 미얀마 난민 네 가족, 총 22명이 첫 ‘재정착 난민’ 자격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미얀마 라카인주 출신인 쿠뚜 씨(44) 가족은 지난 1993년 고국을 탈출했다.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의 계속되는 전쟁 속에 아이들을 키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태국 메라 난민 캠프장에서 20년을 살던 그들에게도 한류가 스며들었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이 인기였다. 이들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현지에서 한국 재정착을 위한 면접을 봤다.
3~4시간 이어지는 면접에 지친 아이들을 위해 법무부 직원이 ‘강남스타일’을 틀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싸이의 ‘말춤’을 추기도 했다.
이렇게 쿠뚜 씨 가족처럼 면접과 심사 과정을 거쳐 11월 한국에 재정착 난민으로 네 가정, 22명이 선정됐다. 지난 4월 태어난 아기를 포함해 미성년자가 11명이다.
법무부는 출입국 심사대 앞에서 입국 환영식을 준비했다. 면접 때부터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이들과 고락을 함께 한 법무부 직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쿠뚜 씨는 환영식에서 “한국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며 “환영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인천 중구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6~12개월 간 생활하게 된다. 아이들은 오는 3월부터 대안학교인 한누리학교를 다니게 예정이다.
법무부는 이들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매년 30명 이내의 미얀마 난민을 재정착 난민으로 수용할 계획이다.
이들의 입국을 보며 네티즌들의 반응은 많이 나뉘고 있다. 들어오게 된 이들이 잘 살기를 바라면서도 자국민 챙기기도 버거울텐데 난민까지 받겠다는 결정을 한 정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네이트 아이디 'love****'은 “독거노인, 기초수급자, 소년소녀가장, 편부모 가정, 형편 어려운 장애인들 등”을 나열하며 자국민 돌보기를 촉구했고, 또 다른 네이버 아이디 'cook****'은 정착비용을 의식해 “세금빠지는 소리”라며 재정을 걱정했다.
반면 다음 아이디 'casi****'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려면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일이 있는 것이다”라고 타당성을 주장했고, 또 다른 다음 아이디 '아****'은 “공론화 없는 다문화는 인종차별로 이어진다” 며 “정부와 국민이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독일 벤츠 회장은 난민들이 독일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한국도 어쨌든 받아들인 난민이니, 처음에는 국가에서 혜택을 받더라도 차후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무를 다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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