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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위기론'에 들썩이는 새누리, 속내 들여다보니...


입력 2015.12.26 10:28 수정 2015.12.26 10:28        문대현 기자

안철수 신당에 보수층 분열이냐 제2의 오신환 탄생이냐 분분

23일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12월 넷째주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율이 35.7%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새정치연합이 17.6%, 안철수신당이 13%, 정의당 4%, 천정배 국민회의가 1.2% 순으로 조사됐다. ⓒ알앤써치

내년 총선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요즘 서울 위기설에 휩싸여 있다. 일부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여당의 불리한 지형세와 함께 안철수 신당을 근거로 '서울은 힘든 곳'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 내부는 오히려 안철수 신당 탄생에 안도하는 눈치다.

지난 17일 리얼미터가 공개한 12월 3주차 주중동향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7%p 하락한 40.6%를 기록했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은 지지층의 결집으로 2.6%p 상승한 29.4%를 기록했다. 이는 안철수 의원 탈당 후폭풍으로 인해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이탈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리얼미터는 "모든 여야 정당의 지지율이 안 전 공동대표의 탈당 후폭풍으로 상당한 폭으로 하락했거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14~16일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조사됐다. 응답률은 6.2%(자동응답 5.2%, 전화면접 22.6%)이고 95% 신뢰수준에 포본오차는 ±2.4%p다.

상황이 이렇자 새누리당에서도 위기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중진' 정병국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철수 신당이 생기면서 중간층이 생겼다. 합리적 보수나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는 우리 여당에게 엄청난 경고"라고 우려했다.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 내 합리적 보수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도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내년 총선에 이기려면 복잡한 전략이 필요 없고 수도권에서 이기면 된다"며 "그러나 서울은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강남 3구 빼고는 다 녹록치 않다"고 밝혔다.

서울은 시장과 함께 교육감도 진보진영 측 조희연 교육감이며 강남을 제외한 대부분 구의 구청장 역시 야당 소속이다. 그리고 서울시의회의 4분의 3을 새정치연합이 장악하고 있으며 현역 국회의원도 48게 의석 중 31개가 새정치연합이다. 의석수로만 봐도 기본적으로 여당에 힘든 곳으로 볼 수 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나보고 엄살 떨지 말라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정말 쉽지 않다고 느낀다. 수도 서울은 완전히 야당판"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러가지 논란에도 시민에게는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아주 팍팍한 야당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에는 화이트칼라와 더불어 '스윙보터'(특정 정당이 아닌 정책이나 이슈에 의해 움직이는 계층)가 많다. 또한 상대적으로 이념색이 옅은 중도층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역대 총선에서 서울은 특정 바람에 따라 결과가 좌우돼 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뉴타운' 바람이 불었던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은 40석을 가져갔다. 그러나 17대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으로 새정치연합의 전신 열린우리당이 32석을 얻으며 압승했다.

이러한 전례가 있기에 새누리당은 안철수 신당 바람이 서울 결과에 부정적인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공천을 앞두고 계파 간 지리멸렬한 갈등이 예상되는 점도 서울 결과에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지난달까지 정국을 강타했던 국정교과서에 대한 여론도 서울에서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들이 여당으로 하여금 불안감에 떨게 하는 근거로 여겨진다.안대희 전 대법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이른바 '명망가'들의 험지(서울) 출마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에 진짜 악영향?

그러나 안철수 신당으로 새누리당이 위기를 맞이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오히려 야권 분열로인해 어부지리로 새누리당이 승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이런 이득을 본 대표적인 인물은 지난 4.29 재보궐선거 당시 서울 관악을에 나서 승리를 한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이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서 공석이 된 관악을은 수도권에서도 가장 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불리는 곳이다. 20년 넘게 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던 곳이라 '정치 신인' 오신환 후보가 당선되리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변이 발생했다. 오 후보가 43.9%로 당선된 것.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 표심이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와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 후보로 나뉘면서 오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정태호·정동영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각각 34.2%, 20.2%로 이 두 명의 득표율을 합칠 경우 54.4%로 오 후보의 득표율을 크게 앞선다.

이 사례로 볼 때 안철수 신당은 제2, 제3의 오신환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도 안철수 신당을 당의 위기가 아닌 기회로 판단했다. 그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 서울 의석의 절반도 얻지 못한 상태니 취약 지역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안철수 신당은 기본적 지지층이 존재하는 우리에겐 감사한 일이다. 우리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불안함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그러나 '야권 연대'에 대해선 경계했다. 그는 "야당은 선거를 앞두고 항상 합쳐 왔으니까 아직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는 의심이 많다"고 경계했다.

안 의원의 지역구(서울 노원병)과 인접한 지역을 맡고 있는 한 여당 의원의 측근도 "안철수 신당이 일부 중도층의 표심을 움직일 순 있어도 크게 영향력은 없을 거라고 본다. 불안하지 않다"고 자신했다.

신당이 창당 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새로운 인물이 영입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새정치연합 의원이 대거 합류한 상황에서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을 거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변수가 많고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지금은 속으로 웃고 있는 상황이다. 김무성 대표도 180석을 자신하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자신감에 차 있는 어투였다.

반면 다른 서울 지역구 의원의 측근은 "서울은 전반적으로 야권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지금 갖고 있는 의석도 지키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며 "늘 그래왔듯 야권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없다. 그리고 얼마 없는 젊은 보수 지지층이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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