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성공사례 독일에서 찾아보니...
금융연구원 "특정상품 경쟁력 아닌 '은행 불신 혁파' 전략 필요"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야할 길은 은행의 기본인 ‘신뢰’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존 은행과 달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금융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쌓은 신뢰는 은행산업의 혁신을 이끌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연구원 이수진 연구위원은 ‘독일 피도르은행(Fidor Bank) 사례로 살펴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지향점’ 보고서에서 피도르은행의 사례는 우리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아갈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도르은행은 2003년 온라인 금융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제공하는 지주회사로 출발해 2009년 시중은행 면허를 취득했다. 이후 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락한 은행권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회복을 영업철학 전면에 내세웠다.
페이스북 '좋아요' 2천명 누르면 예금금리 올려줘
특히 피도르은행은 막대한 광고비용을 지출했던 기존 은행과 달리 SNS를 통한 소통 강화로 차별화 전략을 시작했다. SNS를 통한 쌍방향 소통은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고 은행 인지도를 높이는 촉매로 작용했다.
피도르은행이 개설한 온라인 포럼에선 소비자들끼리 은행 경영진과 직원, 서비스의 품질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금융상품 구입 시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됐다. 은행 역시 소비자들의 의견을 참고해 문제점을 쉽게 발견하고 개선하게 됐다.
은행은 ‘유튜브’에 다른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상을 올리고 은행에 의해 채택되면 50유로의 포상금을 줬다. 또 페이스북에서 2000명이 ‘좋아요’ 버튼을 누를 때마다 0.1%씩 예금금리를 올려주는 등 소비자 중심의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표방했다.
무엇보다 피도르은행의 운영체제는 개방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업무나 기능별로 나눠져 있어 기존 IT체계와는 달리 변화에 맞춰 자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고 외부와 연결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NH농협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에서도 이 같은 시스템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피도르은행의 직원수는 27명에 불과할 정도로 인적 규모 자체는 작다. 대신 오픈형 시스템을 활용해 20여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필요한 서비스는 외주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핵심영역인 금융 커뮤니티 구성에 관한 부분만 직접 개발-운영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연구위원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피도르은행과 같이 고객중심의 서비스와 고객과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춘다면 은행산업의 혁신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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