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향우회는 천정배 신당, 동교동계는 안철수 신당 왜?
'호남향우회'→천정배 신당 '국민회의'로
'동교동계', 1월 중순→'안철수신당'으로
야권의 '집토끼' 호남을 대표하는 호남향우회 임원 20여명이 30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집단 탈당하고 천정배 의원의 신당 '국민회의'에 입당했다. 이들의 집단 탈당이 야권 텃밭인 호남 지역 현역 의원들의 탈당과 호남 민심 이반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용훈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총회장 등 현직 임원 29명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민주당의 탈당을 선언하고 이들 중 일부인 22명은 국민회의로 입당했다. 이 총회장은 기자회견문에서 "통합 수권야당 건설에 선봉이 되고자 한다"며 탈당을 밝히고 "1천만 출향향우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동참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탈당은 더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야권의 성지인 광주에서 8군데의 지역구 중 세 지역(북구갑, 서구갑, 남구)만 더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에서 이미 힘을 잃은데다 호남향우회는 실질적인 범호남 기구이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 내내 사회를 맡은 이석의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부회장은 "호남향우회는 전국에 1400여 개의 지회를 뒀으면 매월 2만 원이상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은 전국 20만 명"이라며 '호남을 대표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던 이 총회장을 비롯해 더민주당을 탈당했지만 국민회의에 합류하지 않은 7명의 임원들은 박주선·박준영·안철수 신당 등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조짐을 보이는 야권 신당 세력들의 규합을 위해 일단은 제3지대에 머무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회장은 "저는 탈당은 했지만 국민회의 입당을 잠정 보류하고 (앞서) 탈당하신 박주선, 박준영, 안철수 신당들이 같이 통합을 하는 것에 밀알이 돼 도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민심을 좌지우지하는 단체는 호남향우회 뿐이 아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도 호남과는 뗄 수 없는 관계다. 현재 더민주당의 원로그룹인 '동교동계'는 1월 중순 무렵 '집단 탈당'한 뒤 '안철수신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동교동계인 이훈평 전 의원은 30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내년 1월10일부터 15일 사이에 탈당하게 될 것"이라며 "'루비콘강'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고 곧 기차는 출발해서 속도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선 대세인 '안철수신당'과 함께하겠지만 신당 세력 중 어느 누구도 당을 만들지 않은 상황이니 (신당세력과) 다같이 연대해서 그야말로 '더불어' 정당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호남향우회와 동교동계의 움직임에 대해 더민주당은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더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동교동계중 현역 의원은 박지원 의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동교동계는 호남 정치의 상징적인 인물들이고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동교동계가 움직인다고 해서 호남 민심이 움직인다고 보는 것은 제한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더민주당의 상황이 마냥 낙관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어찌됐든 전통적인 호남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흔들거린다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기세가 좋았던 '안철수신당'으로서는 더민주당과의 주도권 경쟁은 물론이고 기존의 신당 추진세력인 천정배·박주선·박준형 신당 등과의 관계도 정리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