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00원 시대'…달러로 돈번다
강달러 여파…달러자산투자 증권사, 고객들 반사이익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하면서 달러투자 상품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부터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한 증시 쇼크, 국제 유가 급락 등으로 위험자산(주식)이 투자가들로부터 외면받는 동안 달러 등의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다.
달러표시 투자 자산을 가진 증권사와 고객들은 달러 강세로 인한 수익 개선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그 중 대신증권이 가장 공격적인 달러 마케팅을 벌이며 고객 유치에서 선두자리를 점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를 하우스뷰로 내걸고 달러자산에 포커스가 맞춰진 투자전략을 펼치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40원 오른 1211.40원에 거래됐다.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오름세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달러자산에 투자한 상품에도 자금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달러 관련 투자상품은 달러자산의 수익을 추구하거나 주식과 채권 등 투자자산과 함께 환차익을 노리는 형태로 구분이 된다. 이자와 환차익을 통해 수익을 얻는 달러화RP(달러표시 채권)나 외화 ELS·환율연계 DLS, 환노출 역외 및 연내펀드, 미국상장 ETF등 다양한 달러화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대신증권도 달러를 이용한 투자 상품으로 달러RP와 달러ELS, 달러투자펀드, 랩 등을 선보이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달러RP의 경우 특판으로 가입시에 연 2%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등 은행의 달러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달러RP는 우량채권을 담보로 제공해 안전장치도 갖춰놓았다. 특히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환 노출형'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달러RP의 경우 환의 노출된 환차익은 부수적인 효과이고 원달러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을 막자는 목적이 더 크다"라며 "현재 달러RP 특판은 개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판매되지만 법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져 작년 5월부터 달러RP 잔고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으로 대신증권의 달러RP잔고는 1억279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최근 달러 강세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달러RP와 같은 달러화 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달러 투자 펀드 상품들만 종종 눈에 띄는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달러화RP는 보통 채권들을 담보로 잡는데 증권사들이 담보로 쓸 채권이 많지 않고 헤지비용이 많이 들어 달러자산 투자에 대해 꺼리는 분위기"라며 "이익이 안나는 상황에서 헤지비용이 많이 들면 현재 환율기준으로 따져볼때 역마진인데 손해보는 장사를 하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도 달러 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달러화를 이용한 투자상품이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3000선이 무너지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30달러 마지노선이 붕괴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글로벌 IB들도 올해 연말께 원·달러 환율이 최대 13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IB 가운데 모건스탠리가 가장 높은 전망치인 1300원을 제시했고, JP모건(1270원), 노무라뱅크(1240원), 웰스파고(Wells Fargo)(1210원), HSBC은행(1200원) 등 올해 대체로 1200원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작년말에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쯤되면 1260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지금 속도로 보면 꽤 가파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대응에 따라 상승이 다소 진정되겠지만 올 연말엔 1200원 후반대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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