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효과? 갑갑한 '무대' 내려와 현장뛰는 '무대'
복잡한 국회 상황 속 다가오는 총선, 김무성 현장 행보 늘어날 듯
설 연휴를 앞둔 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났다. 전날 군부대를 방문한 데 이어 이틀째 이어진 현장 행보다. 과거에도 김 대표는 정치 쟁점이 많이 벌어지던 때 국회라는 '무대'에서 내려와 현장으로 향한 바 있다.
이날 오후 설맞이 전통시장 현장 방문차 남대문으로 향한 김 대표는 직접 장을 보며 설 차례상 물가 등을 점검했다. 이어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며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 장사가 잘 돼야 하는데 경제가 안 좋아서 걱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대로 2조원이라는 엄청난 기금을 조성해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엔 3200억원을 전통시장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해 상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약 2시간 정도 시장에 머무른 김 대표는 전반적으로 상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시민들은 김 대표를 향해 '파이팅'을 외치고 사진 촬영을 했다. 일부 시민은 사인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돌아댕기지 말고 박근혜 대통령이나 도와주지. 왜 이렇게 돌아다녀"라고 다소 거친 말을 하기도 했지만 김 대표를 향한 환영의 분위기에 묻혔다.
전날엔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육군 제6사단을 방문해 군 장병을 격려했다. 김 대표는 장병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굳은 애국심을 갖고 열심히 근무하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고 존경의 마음을 가진다"며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사회에 나오게 되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장병들로 하여금 큰 박수를 이끌어 냈다.
김 대표의 현장 일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예정이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4일엔 서대문 우체국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김 대표의 이번 일정에 대해 제20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명절 전 민심을 잡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러가지 일로 머리가 아플 법한 김 대표가 무겁기만 한 국회를 벗어나 자신을 반겨주는 현장으로 가 머리를 식히고 오려는 의도가 있다고도 분석하고 있다.
최근 국회의 상황은 어둡기만 하다. 지난달 29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북한인권법 등 쟁점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본회의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반대로 무산되며 여야 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악화된 상태다. 특히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선한 여야지도부 회동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갈등이 극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게 했다. 이와 더불어 선거구 미획정 사태의 끝도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당 내로 눈을 돌려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현재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문제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됐던 공관위원장은 친박계가 주장해 온 이한구 전 원내대표로 결정됐다.
그러나 위원 추천을 놓고 친박계의 양보를 요구하는 김 대표와, 이를 반대하고 있는 친박계의 힘겨루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김 대표는 지난달 31일 비박계 의원들 50여명과 함께 만찬 회동을 가져 친박계로부터 '줄 세우기'라는 거센 비판에 부딪힌 바 있다. 이에 질세라 친박 의원들도 2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최근 당 안팎으로 거친 풍파를 경험하는 김 대표로서는 때 맞춰 다가오는 명절 연휴가 다행스러울 법 하다. 민심을 챙긴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활짝 웃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골머리 앓을 때마다 현장행 택한 김무성
김 대표는 지난해에도 골치 아픈 문제를 피해 현장으로 내려가곤 했다. 지난해 9월 김 대표는 부산에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회동을 갖고 안심번호제를 활용한 국민공천제에 뜻을 같이 했다. 당 내에서 예상하지 못한 깜짝 합의였다. 그러나 청와대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나서며 당 내 갈등이 발생했다.
이인제 최고위원, 윤상현김태흠 의원 등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안심번호제를 반대했고 김 대표는 집중포화를 맞아야 했다. 결국 김 대표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공천제도논의 특별기구'를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됐으나 여진은 오래 갔다.
특별기구 위원장 선임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또 다시 충돌한 것이다. 계파 갈등이 지속되던 10월 21일 김 대표는 경남 고성과 김해를 방문했다. 10.28 재보궐선거에 나선 고성시장 지원유세와 김해 당협 간담회를 위한 방문이었다. 국회에서는 자신을 향한 공격 뿐이었지만 현장에 나가자 김 대표를 향한 호응은 엄청났다. 지역민들은 저마다 '김무성'을 연호하며 열띤 박수를 보냈고 일정 내내 김 대표의 얼굴에는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10.28 재보선을 성공적으로 치른 김 대표에게 다가온 또 다른 난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였다. 정부여당이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야당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다. 야당은 '친일독재 미화'라며 농성에 들어갔고 일부 야당 지도부는 김 대표의 부친 김용주 씨를 친일파로 규정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쉽지 않은 정국이 이어지자 김 대표는 또 다시 현장행을 택했다. 김 대표는 10월 29일 경북 경주와 포항을 잇따라 방문하며 '역사 행보'를 펼쳤다. 경주에서는 김해 김씨의 종친회 행사에 참석해 종친들의 호응을 얻었고 포항에서는 부친이 세운 영흥초등학교를 방문해 학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또 이 곳에 세워진 부친의 흉상 앞에서 묵념하며 그를 둘러싼 공격에 맞섰다.
김 대표로서는 머리 아픈 여의도를 벗어나 자신을 환대해주는 곳에서 기분 전환을 함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에 충분한 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당의 한 관계자도 김 대표의 현장행에는 그런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해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국회에 있으면 공격만 받고 머리만 아픈 상황에서 벗어나 머리를 식히려는 의도가 들어 있다"고 밝혔다.
2016년이 두 달이나 지났지만 국회는 여전히 '식물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고 당 내 갈등도 내용만 변했을 뿐 여전하다. 이제 4.13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김 대표의 현장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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