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다 손가락질” 원샷법은 통과됐지만 고성은 남아
조원진 “국회의원 아닌 분이 민생 법안 막아” 지적
더민주 거센 항의…원샷법 통과 후에도 막말 오가
“국회의원도 아닌 분이 비대위원장인가 하는 분이 299명이 합의한 안을 뒤집은 사건이 발생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어디다 대고 손가락질이야.” (더불어민주당)
여야의 길고 긴 진통 속에 4일 국회 본회의가 열렸지만, 이내 싸움터로 변했다. 여야는 상대 당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헐뜯었다.
포문은 조 원내수석이 열었다. 그는 “선거구 획정(논의·처리)하자.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전제조건이 있다. 선거구 획정도 중요하지만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며 “1월 29일 여야가 합의해 (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키로 했는데 국회의원도 아닌 분이 비대위원장인가 하는 분이 299명이 합의한 안을 뒤집은 사건이 발생했다”며 더민주의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합의 파기를 비난했다.
해당 발언이 입을 떠나자마자 더민주는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더민주 50여 명의 의원들은 하나같이 “협상안을 잘 보라” “어디다 대고 손가락질이야” “나오라고”라는 등의 고성을 질렀다.
조 원내수석은 “야당에서 떠들지 마시고, 민생의 목소리를 들으라”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더민주에서 다시 “합의 파기 아니라고. 각성하라”고 비난했다.
이를 들은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조 원내수석을 향해 “잘했다”고 독려하며 더민주를 향해 “창피하지도 않느냐”고 맞섰다. 이에 서영교 더민주 의원은 “선거구 획정 하지말자고 여당이 앞장선 게 맞군요? 그렇죠?”라고 비꽜다.
여야의 이견으로 이날 어렵게 통과한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가결 이후에도 더민주 의원들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공방이 다시 한 차례 벌어졌다.
이춘석 더민주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원내수석이라는 분이 막말을 했다”며 “당대표, 비대위원장으로서 (선거구 획정 선 처리) 그정도 발언은 용납되고 당연히 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국민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조 원내수석 스스로 반성하라”고 일갈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부분 떠난 후였지만, 조 원내수석은 다시 단상으로 올라와 “민생 법을 내팽개친 더민주는 앞으로 ‘을(乙)을 위한 정당’이라 하지 말라.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반박했다.
더민주 의원들은 “사과부터 먼저 하시라. 조 원내수석 내려오라. 민생 얘기 나오면 언제든지 논의한다. 들어주지 못하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여야 의원들의 공방을 끝까지 지켜보다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원샷법은 발의된 지 7개월 만에 재석 의원 223명 중 찬성 174명, 반대 24명, 기권 25명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원샷법은 기업들이 인수합병 등 사업 재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취지를 담았다. 이날 원샷법 통과로 기업 사업 재편이 원활해지게 됐으며,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소규모 사업(자산 규모 10% 이하)을 분할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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