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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역풍..."'표 구걸' 박영선 사퇴하라" 요구 빗발


입력 2016.03.03 22:19 수정 2016.03.04 08:55        조정한 기자

"자유토론하다가 말실수하면..." 우려가 현실로

"울면서 말하면 설득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뭇매

테러방지법 본회의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8일째 진행 중인 1일 저녁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35번째 주자로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테러방지법 본회의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8일째 진행 중인 1일 저녁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35번째 주자로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눈물을 흘리며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 토론하다 말실수하면 우리 당은 4.13 선거 끝이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야권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처리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이어가던 지난 1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그는 필리버스터 35번 째 주자로 선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며 "4.13 총선에서 표를 달라"고 호소했고, 당장 토론에 참여했던 당내 의원들을 중심으로 '성급했다'는 비판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더민주의 한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 표를 달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보통 돌려서 표현하지, 필리버스터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말한 부분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박 의원이 무제한 토론 중단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잘못한 결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토론에 참여했던 또 다른 의원도 해당 논란에 대해 난감한 듯 웃음을 지은 뒤 "동료 의원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더민주가 테러방지법 처리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결정하던 지난 23일, 의원 총회에선 말실수로 민심이 돌아설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제한 토론의 선발 주자로 나섰던 은수미 더민주 의원 등은 "저를 못 믿느냐. 우리를 못 믿느냐"며 설득했고 은 의원은 기우라는 것을 증명하듯 10시간 18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연설했다.

필리버스터가 계속된 지 8일 째.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른 박영선 더민주 의원의 입에서 "4.13일 야당을 찍어주셔야 한다. 야당에게 과반의석을 주셔야한다"는 사실상 '선거용' 발언이 나왔다. 필리버스터를 두고 '선거 홍보 무대'라고 비난하는 여론에 맞서 싸우던 더민주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박 의원의 발언을 기점으로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불만의 목소리는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더민주 홈페이지 내 '정감 게시판'은 비난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박 의원의 비상대책위원 사퇴 요구는 물론, 총선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등장했다. 일부는 당원 자격을 포기하겠다며 탈당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쳤다.

한 지지자는 "민주당 128석이 소수 정당인가. 128석으로 (테러방지법을) 못 막았으니 과반 정당을 만들어 달라는 건가? (표를) 주고 안주고는 국민들이, 지지자들이 결정 한다"며 "되도 않는 논리로 울면서 말하면 (국민들이) 설득될 거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에 경악했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필리버스터 보다가 잠깐 화나서 꺼버렸다. 다른 의원들은 테러방지법이 왜 나쁜 법인지 제대로 이야기하는데 이거는 뭐 자기가 옳다는 말 밖에..."라며 "선거유세하고 있네요"라고 비판했다.

또한 '서명게시판'에는 '박영선 비대위 사퇴를 강력히 요구 합니다' '박영선이 나가야지 왜 당원이 나갑니까?' '당 지도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10만 온라인 당원이냐 박영선이냐'라는 게시 글이 올라와 관련 서명을 받고 있다. 게시 글에는 "소수 야당이므로 할 수 없다는 식으로 '표 구걸'하는 모습으로 필리버스터의 의미를 추락시켰다'는 지적이 포함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 의원과 함께 MBC에서 일했던 해직기자 출신 이용마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투표할 맛 떨어진다"고 말하며, 세월호특별법 협상 때부터 보여준 독단적인 태도는 필리버스터 중단 문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선배는 적절한 타이밍의 결단력과 과감한 추진력이 있다"며 "그러나 좋은 사람들에게 보좌를 잘 받지 못하면 독단으로 인해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반면 논란의 중심에 선 박 의원에게 '수고했다'며 응원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지자들은 더민주 홈페이지 게시 글을 통해 "꺼져가는 새 희망의 불꽃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이 시련을 버텨야 한다. 힘내라 박영선" "짧지만 진심이 담긴 토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마음) 속에 있는 말 국민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다 털어놔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의도치 않은 '모든 분노의 화살'이 자신에게 쏟아지자 일단 SNS를 통해 '급한 불'을 끄려는 모양새다. 필리버스터로 잠시 자취를 감췄던 '경제민주화'와 '가계 부채' 문제를 다시 언급하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몇몇 언론사 사진을 캡처해 게시하며 '기사가 심하다'고 주장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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