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도 카드결제" 카드사, 아파트 욕심내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 시달리는 카드사 아파트 관리비 결제 시장 챙기기
페이백, 전용카드 출시… 전자고지결제업 직영 전환 '과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카드사가 그동안 소홀했던 ‘아파트 관리비’ 시장을 챙기기 시작했다. 전자고지결제업이 허가돼 부수업무 개발이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돈 될 만한' 업무는 가리지 않고 다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비씨 등 카드사들이 협력업체와 수수료 갈등으로 인해 침체됐던 아파트관리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페이백 지원까지 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고 관리비 결제시 부가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추가 출시할 계획도 있다. 또한 직접 문자서비스를 제공해 정산하는 전자고지결제업무도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최근 아파트관리비 시장도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수료 갈등이 있었지만 향후 시장이 커질 수도 있어 대행업체와 갈등을 원만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자 ‘마른 수건이라도 짜자’는 심정으로 아파트 관리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지난 2012년 말 아파트 관리비 카드결제는 카드사의 주요 업무였다. 관리비 전용 카드를 연이어 출시했고 관리비 최대 10%할인, 자동이체 수수료 면제, 포인트 지급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던 중 관리비 카드결제 대행업체와 수수료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전용카드가 폐지됐다. 카드로 관리비를 결제하던 입주민들은 주거래은행이 관리사무소의 제휴은행과 다를 경우 직접 계좌이체를 해야하는 등의 불편을 겪었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결정과 지급결제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먹고 살길이 팍팍해진 카드사는 소홀했던 아파트 관리비 시장도 의미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금융당국에서 카드사의 전자고지결제업무를 허가하면서 그동안 대행에 맡겼던 영역의 ‘부수업무’ 개발 또한 가능해졌다.
전자고지결제업무는 이메일이나 문자 등 전자적인 방법으로 지급해야 할 자금 내역을 고지하고 수수해 정산을 대행하는 업무다. 부수업무에는 전자고지결제업무 이외에 결제대금예치업, 광고대행 등도 포함돼 있다.
대행업체 없이 직접 카드사가 전자고지결제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카드사들이 직면한 과제다. 전자고지결제업무를 하면 가맹점에 지급하던 수수료도 아낄 수 있지만 현재 직영으로 관리하는 업체는 없다. 전자결제전문회사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옛 이지스효성)가 전국 아파트 관리비 대행납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등 진입장벽이 높다.
올해 67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시기는 확정할 수 없지만 전자고지결제업무를 놓치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는 대행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서서히 직영으로 돌리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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