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괴롭힘에 교도관들은 “이 병장은 모범수” 진술
국군 교도소에서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의 주범과 지적장애가 있는 병사를 한 방에 수용해, 사실상 예견된 ‘2차 피해’를 막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 인권위원회는 16일, 지난 2015년 9월부터 12월까지 국군교도소를 방문해 현장시설을 점검하고, 수용자 1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교도관·교도병 면접조사, 자료조사 등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2015년 3월 교도소에 입소한 A 씨(22)를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 주범인 이모 병장(28)과 함께 수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정신지체 장애 3급 수준으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
국군 교도소는 A 씨가 지체장애가 있는 만큼 혼자 두기보다 옆에서 누군가 도와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으며, 이 병장은 교도관들의 판단에는 모범수였다고 한다.
수용 이후 A 씨는 이 병장을 포함해 같은 방을 사용한 다른 수용자 3명에게 수시로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 이 병장이 교도관의 눈을 피해 지속해서 교묘하게 A 씨를 괴롭혀, 교도소는 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2015년 9월 심각한 피해를 본 A 씨가 교도관 면담에서 이를 진술하고서야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한 국군교도소는 “추가 가해자가 있다”는 진술도 확보했지만, A 씨가 “다른 사람은 장난이었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추가 조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에서 같은 방에 있던 다른 2명의 병사도 폭행·가혹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A 씨는 면담에서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웠다고 전하며 “A 씨는 성추행 방조 등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도 제대로 된 조력을 받지 못했고, 수용 뒤에는 자신이 성추행 피해를 보기도 했다”고 알렸다.
이 사건으로 추가 기소된 이 병장은 2015년 12월 30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윤 일병 사망사건으로 35년의 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이 병장에게 이 형량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총 38년의 징역을 살아야 한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 “지적장애인 수용자를 조사할 때 장애특성을 고려한 조사절차와 방법을 적용하고, 특별관리대상 수용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또 2013년 이후 수용자 중 성범죄자 비율이 급증한 것을 확인하고 국군교도소장에게 “수용자의 범죄 유형을 고려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