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컷오프 현역들 뿔뿔이 행보..."헤쳐 모여!"
진영, 더민주 입당 가능성…MB계 힘 합칠 듯
유승민계, 구심점의 공천 결과 따라 연대 전망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8년 전 한나라당에서 이른바 ‘친박 공천 학살’이 벌어졌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처럼 낙천한 비박계 의원들도 같은 심경이다. 공천 결과에 승복한 의원들도 있지만, 반발 후 독자 노선을 택하는 의원들도 있다. 아직까지 ‘연대’의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 않지만, 아직 공천 결과를 받지 못한 유승민 의원의 거취가 결정 나면 뿔뿔이 흩어졌던 비박계 낙천 의원들이 한 데 모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현재까지 탈당한 비박계 의원들은 진영(서울 용산)·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 등 3명이다. 앞서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도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했지만, 김 의원은 친박계다.
이 중 진영 의원의 거취에 가장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당 가능성이 있어서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8일 “영입이 특별히 진행된 것은 없다. 진 의원이 (우리 당에) 온다면 대환영”이라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관계자에 따르면 진 의원의 지역구에 자리를 비워둔 상태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도 이날 본보에 “진 의원이 더민주에 갈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진 의원이 평소 김 대표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슨 이런 공천이 다 있나, 당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가 있느냐”며 무소속 출마하기로 했다. 안상수 의원도 “국민의 분함을 달래기 위해 잠시 당을 떠나 국민의 성원을 받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유 의원과 가까운 조 의원은 소위 유승민계로 통하는 6인방 이이재(강원 동해삼척)·류성걸(대구 동갑)·권은희(대구 북구갑)·홍지만(대구 달서갑)·김희국(대구 중남구)·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과 이른바 ‘친유연대’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 중 현재까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조 의원뿐이다. 유 의원이 칩거하며 자신의 공천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여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수도권 유일한 비박계 탈당 무소속 출마자인 안 의원의 경우 ‘독자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안 의원도 “동병상인이겠지만 저는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친이계’ 주호영 의원과 이재오 의원은 아직 자신의 거취를 정하지 않았지만,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주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이 넘어간 재의 결과를 보고 앞으로의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 법률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18일 밤 열리기로 했던
이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고심 중이다. 특히 이 의원은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나 자신의 거취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자신과 함께 공천 탈락한 친이계 임태희 전 의원, 강승규 전 의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과 행동을 같이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다만 이들의 연대가 실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 연대 등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득실 계산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논의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상태다. 실제 비박계 의원들은 연대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에 질문에 “아직은 모른다”고 답하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에서 “그럴 이야기는 있고, 움직임은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면서도 “공천에 탈락한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 과연 국민이 동의해줄지 하는 회의도 있기 때문에 저로서는 신중한 편”이라고 말했다.
조원진 의원도 같은 날 PBC 라디오에서 “그런 뜻을 더 공고하게 하기위해서 어떤 움직임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제가 구체적으로 그것을 논의하거나 전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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