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머리 깎은' 김종인의 셀프공천에 야권 지지층도 분노
스스로를 당선권인 비례 2번 셀프공천 비례의원만 5번
당 소통게시판엔 "이게 대체 무슨일?" 비난 댓글 폭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스스로 공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더민주 지지자와 당원들의 원성도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더민주에서 '셀프 공천'을 받아 '비례(전국구)대표 의원 5번 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비례 1번은 논문 표절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박경미 홍익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받았다.
4선 국회의원인 그는 지난 11, 12, 13, 14대 총선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신군부가 지난 1980년 창당한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17대 총선에선 현 더민주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13대를 제외한 모든 선거에서 당선됐다. 17대 땐 20대와 같은 비례대표 2번을 공천 받은 바 있다.
당의 안정을 위해 지난 1월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된 김 대표는 그간 "내 나이 77살, 국회에서 쪼그려 일하는 것도 곤혹" "내 할 일하고 알아서 집에 간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없다" "비례만 4번... 대단하다 생각하지 않아"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정치 참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정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종인 대표가 스스로 비례 상위 순번인 2번을 지명한 것은 염치없는 셀프 비례"라며 "당대표가 스스로를 비례 2번에 지명하다니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과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더민주 4차 공천에서 탈락한 김광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상식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는데 오늘 김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며 "당을 대표하는 지도자라면 지금 우리가 가진 21석의 비례 대표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어떻게 자신이 셀프 2번을 전략 비례로 공천할 수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공천 배제된 정청래 의원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비례 대표는 총선 대선 때 표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정체성에도 부합하는 것이 기본이고 상식이다. 국민은 동감해야 감동하고 감동해야 표를 준다. 오늘 발표된 명단은 기본도 없고 상식도 없고 동감도 없고 감동도 없다. 염치도 없다"며 "표 떨어지는 소리가 전화통을 불지르려 한다. 걱정이 태산이다. 비례대표 추천, 기본상식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좌시하지 않겠다"고 일갈했다.
더민주 지지자들도 분노하고 있다. 당의 소통게시판인 '정감 카페'엔 '김종인은 물러가라' '이게 무슨 일이죠 김종인 대표님?' '비례대표 선정 기준을 밝히고 엉망인 현 공천자들을 다시 선정하라'는 글로 도배된 상태다.
한편 이날 더민주가 발표한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상위 후보군 10명에는 박 교수와 김 대표 외에 김성수 대변인, 김숙희 서울시 의사회 회장, 문미옥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이용득 전 최고위원과 양정숙 변호사, 조희금 대구대 가정복지학과 교수,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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