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7분기만에 최대 영업익...TV ·가전 '쌍두마차'

패널 가격 하락으로 TV 마진 개선…냉장고·세탁기 지원

스마트폰은 3분기 적자 지속...VC도 적자전환

LG전자 최근 2년간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자료:LG전자>ⓒ데일리안

LG전자가 지난 1분기에 TV 마진과 판매가 동반 개선된 가운데 냉장고·세탁기 판매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최대치다.

LG전자는 11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이 5052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3052억원)와 전 분기(3490억원)에 비해 각각 65.5%와 44.8%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특히 이같은 실적은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로 예상했던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상회한 수치로, 1분기가 전통적으로 가전업계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호 실적이다.

LG전자의 1분기 실적을 이끈 주역은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과 냉장고와 세탁기 등의 사업을 책임지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의 실적이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LCD TV의 마진 폭이 점점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LCD의 경우, 패널 가격 하락 속에서 디스플레이업체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세트업체에 납품하는 공급단가가 크게 낮아졌다. TV 판매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패널 공급 단가의 하락 폭이 더 커 TV업체들의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도 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를 관계사로 두고 있어 경쟁에서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H&A사업본부도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화약세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이 향상된 것도 두 사업본부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두 사업본부의 활약은 스마트폰이 주축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와 전장부품(VC) 사업본부의 적자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MC사업본부는 지난달 말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G5 실적이 반영되지 않고, 출시 비용만 반영돼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4분기 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흑자를 달성했던 VC사업본부도 1분기에 적자 전환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C와 VC사업본부의 적자 분을 감안하면 HE와 H&A사업본부는 나란히 약 2500억~3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전자가 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4년 2분기(6097억원) 이후 7분기 만이며, 햇수로는 2년 만이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생활가전은 꾸준한 실적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번 호 실적의 일등 공신은 TV"라며 "2분기에는 스마트폰까지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잠정 실적을 공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회사측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과 각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이 달 말 진행되는 실적설명회 당일에 공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잠정실적 발표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투자자들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