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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투표가 왜 20대 총선 최대 변수인고 하니...


입력 2016.04.13 07:42 수정 2016.04.13 14:09        전형민 기자

외연 넓힌 국민의당, 교차투표 파괴력

야당만 아니라 여당 이탈표까지 챙기기

4.13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11일 서울 청계천 모전교 인근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예비 승무원들과 함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참여를 홍보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외연 넓힌 국민의당, 교차투표 파괴력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표에서 후보와 정당을 서로 다르게 선택하는 교차투표(cross voting)가 선거 판세를 뒤집을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수도권에서만 후보들이 경합을 벌이는 지역이 50곳 이상으로 관측되는데다 최근 제3당인 국민의당의 '녹색바람'이 매섭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대놓고 교차투표를 기대하는 눈치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지난 주말 서울 관악을 지원유세 도중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거대정당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차 넓게 퍼져나가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 지지자도 비례대표는 3번을 찍겠다는 분들이 많아 아주 깜짝 놀랄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지난 11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에서 우리 당이 안 대표 외에 다른 후보들이 당선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었지만 직접 현장 유세를 돌며 확신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은 그보다 더 깊은 선거전략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기존의 선거구도와 20대 총선의 선거구도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엔 교차투표의 선택권이 '진보'와 '더 진보' 라는 진영내 자가분열 구도였다면, 이번엔 국민의당의 등장으로 진영을 초월한 교차투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창당 초기부터 '합리적 보수', '개혁적 진보'를 주창해왔고 중도층이나 보수지만 중도에 가까운 유권자들을 통해 외연을 넓혀왔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의 추이에서도 쉽게 나타난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지난 3월23일 여론조사에서 11.2%에 불과했던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은 가장 최근인 4월3일 조사에서 17.8%까지 상승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같은 기간 39%에서 35.8%까지 하락했다가 36.2%로 정리됐고 더민주는 21.5%에서 22.4%로 다시 20.4%로 변화를 보였다. 무당층 역시 21.4%에서 16.4%로 줄었다. 새누리와 더민주, 무당층이 줄어들고 국민의당이 그 일부를 흡수하는 모습이다.

데일리안과 알앤써치의 조사 뿐만이 아니다. 리얼미터의 주간 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당 지지율은 11.5%→16.8로 새누리당 43.7%→34.4%, 더민주 28.0%→27.3%로 변해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였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교차투표의 파괴력에 대해 "생각보다 큰 효과를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국민의당이) 기존의 두 정당 비례 의석을 못해도 한, 두석은 더 당겨올 것"이라며 "최근까지의 여론조사 추이를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김 소장은 "새누리당이 '어렵다, 어렵다'하면서 '읍소전략'을 구사하는만큼 (국민의당이 타겟으로 삼았던) 새누리당 지지층이 다시 결집해버릴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적은 확률이지만 오히려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보수층이 이탈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여론조사에 전체 야권의 파이를 키울 수 있고 수도권의 자기 당 후보들에게 표가 몰리는 이득이 있다고 판단한 더민주는 당장 야권 성향 유권자들에게 '전략적인 교차투표'를 호소하고 나섰다. 여당과 정부 심판을 위해 당선 가능한 제1야당에 표를 몰아달라는 논리다. 지난 10일 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정당투표에서는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더라도 지역구 후보자는 더민주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교차투표를 '양날의 칼'이라며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교차투표는 국민의당으로서는 좋은 기회의 요인"이라면서도 "비례대표가 300석 중 47석에 불과한 만큼 그 파괴력이 크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의석수와 관계 없이 정당 득표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께서 우리 당의 필요성을 인정하셨다는 것이기 때문에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잘못하면 우리 당의 정치신인 후보들이 역차별을 당할 수 있는 만큼 결론적으로 당으로서는 오히려 더 불리할 수 있다"며 "이왕 국민의당을 찍어주시는 김에 우리가 내세운 후보도 믿고 찍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20대 총선은 그동안 큰 이슈가 되지 못했던 '교차투표'가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면서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존과 다른 '외연 확장성'을 지닌 국민의당이 '교차투표'로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지 정치권은 집중하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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