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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향한 융단폭격, 무대 다시 오를 수 있나


입력 2016.04.22 05:46 수정 2016.04.22 05:50        문대현 기자

여론조사 추락, 당내 분위기도 부정적…전문가 "사실상 재기 힘들 듯"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인근의 한 식당에서 열린 당 사무처 국실장 송별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한 때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의 입지가 4.13 총선 참패로 인해 대단히 좁아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의 이름은 상위권과 저만치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이 1년 8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김 전 대표의 재기는 가능할까.

국민일보와 리얼미터가 21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10.7%로 4위였다. 1당을 차지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0.7%)와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23.7%)에게 밀린 것은 물론 무소속 유승민 의원(17.6%)에게까지 밀렸다. 김 대표의 뒤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10.2%)과 김부겸 더민주 대구 수성갑 당선자(9.9%)가 바짝 따라 붙었다.

(해당 조사는 지난 18~19일 이틀 간 전국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 병행 임의걸기(RDD) 방식이 사용됐다. 응답률은 3.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4월 셋째주 정례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가 25%로 1위를 차지했으며 김 전 대표는 6.8%로 4위였다. 2위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19.8%), 3위는 안 대표(14.2%)였다.

(해당 조사는 지난 17~19일 사흘 간 전국 성인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 병행 임의걸기(RDD) 방식이 사용됐다.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전 대표는 약 1년 9개월 간 갖고 있던 당대표 타이틀을 내려놓고 지역구인 부산에 내려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유기준·조경태·배덕광 의원과 함께 부산 영도에 좌초한 선박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제거하는 방제작업을 진행했다. 앞선 17일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등과 방제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 민심은 싸늘한 상황이다. 그의 정치 생명에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대' 내려온 김무성 향해 융단폭격 펼치는 사람들

정치권에서도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공천 파동'의 핵심이었던 이한구 의원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총선 참패의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 당 대표 스스로 '우리 당의 공천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떠들고 다니니 누가 (새누리당 후보를) 찍어주겠느냐"며 "총선 과정에서 매니지먼트(관리)를 잘못한 것이다. 내부에서 엉뚱한 싸움을 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면서 제대로 된 전략이 없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의원도 17일 'MBC 방송'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두 분의 책임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고 하태경 의원은 18일 'TBS 라디오'에 나와 "이한구, 최경환, 김무성 대표 정도는 책임질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은 더욱 수위를 높였다. 그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자신의 마음 속으로 대통령이 다 되어 있다고 믿고는, 과거 3김 같은 카리스마도 없으면서 자기 방식대로 하려고 했다. 선거가 예측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정치 일정에 정해진 것인데 이렇게 개판을 만들어 놓았다"고 맹비난 했다. 또 김 전 대표는 (대통령) 감이 안 되는 인간"이라고까지 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씨 역시 'TBS 라디오'에서 "김무성 대표는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김무성 대망론' 종언을 단언했다.

이렇듯 김 전 대표를 향해 화살을 날리는 상황에서 이른바 '옥새 파동'으로 20대 총선 서울 은평을 공천에서 탈락한 유재길 전 은평미래연대 대표는 김 전 대표를 상대로 억대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유 전 대표는 김 전 대표가 고의로 시간을 끌어 자신의 출마 기회를 막았다는 이유로 2억 4천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20일 서울서부지법에 냈다. 대표직을 내려놓았음에도 여전히 두 다리 뻗고 마음 편히 지낼 수 없는 김 전 대표의 상황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 19일 화물선 '오션탱고호'가 좌초한 사고 현장인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에서 방제복을 착용하고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의 재기 가능성은?

정치인들은 대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쉽게 접지 않으려 한다. 정치의 특성상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지 예측할 수 없고 설사 예측한다 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유승민 의원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하며 이번 총선 직전까지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지만 75.7%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당선됐고 다시 유력한 차기 주자로 급부상하는 상황인 것만 봐도 그렇다. 김 전 대표 역시 많은 악재에도 대권의 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김 전 대표의 재기는 냉정하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권력인 박 대통령과 이른 시기에 척을 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포기하기는 이르다고도 입을 모았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21일 '데일리안'에 "김 전 대표가 최대 정치적 위기에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은 다시 정치적으로 활동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일단은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휴지기를 가지면서 타이밍을 볼 듯"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명예 회복을 위해서 김 전 대표가 들고 나올 전략이 뭐가 있을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며 "아직 완전히 포기할 시기는 아니지 않나. 김무성하면 딱 떠오를 수 있는 대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들에게 시대정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현재 권력이 미래 권력을 만들 수는 없지만 미래 권력이 될 수 없게 만들 수는 있다. 그런 면에서 김 전 대표는 이른 시간에 대통령과 척을 져 재기가 힘들 수도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본인의 소기 목적조차 달성하지 못 하며 사실상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5% 이상 나오는 인물은 언제든 쭉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열어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역시 "김 전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워낙 안 좋아서 재기는 쉽지 않다. 지금 대안으로 떠오르는 유 의원이 망가진다면 모르지만 김 전 대표는 사실상 무대를 내려온 게 아닐까 싶다"며 "김 전 대표가 다시 떠오르기 위해선 당내 리더십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표의 전망은 밝지 않지만 전체적인 판세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재기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듯 하다"고 부연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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