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한진해운에 '올인'…채권단 결정은?
평창올림픽 내려놓고 한진해운 회생 올인
4일 채권단 자율협약 개시 결정 여부 관건
“한국에서 물류 산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한진해운은 모든 힘을 다해 살리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진해운 회생 지원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후 한진해운 회사채 인수와 담보 해지 등 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이 잇따랐다.
하지만 수년간 누적돼 온 경영악화와 되살아날 줄 모르는 해운 시황으로 인해 ‘한진해운 살리기’는 한진그룹의 지원만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지난달 22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자율협약 개시 조건에는 조 회장의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도 포함돼 있지만, 조 회장은 경영권은 내놓을지언정 한진해운 회생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3일 조 회장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직 사퇴는 그의 한진해운 회생 의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대목이다.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집중하기 위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왔던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업무를 내려놓은 것이다.
이와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과 국가적인 큰 행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은 조 회장 개인 뿐 아니라 회사에도 큰 명예가 될 수 있었던 일”이라며 “사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지금까지의 준비 단계가 어려운 것이었는데 지금 시점에서 하차한다는 것은 열심히 밥을 차려놓고 한 술 뜨지도 못하고 일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의 ‘한진해운 살리기’는 4일부터 본격화된다. 당장 이날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하며, 오는 19일에는 사채권자집회가 예정돼 있다.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라는 고비도 넘어야 한다.
올림픽을 치러내는 것 못지않게 막중한 ‘국적 해운사 살리기’라는 사명을 짊어진 조 회장이 산적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요청을 거부한다면 조 회장 역시 한진해운 회생 의지를 이어갈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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