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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바, 일본 희생자에 사죄? 그럼 무고한 한국 피해자는?


입력 2016.05.13 11:02 수정 2016.05.13 11:06        박진여 기자

"먹고 살기 힘들어 일터 찾았다가 죽은 한국인들의 위령비에도 사죄해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비롯한 2차 세계대전 기간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는 가운데, 당시 일본에 징집돼 무고하게 희생된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비롯한 2차 세계대전 기간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는 가운데, 당시 일본에 징집돼 무고하게 희생된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인 안모 할머니(87)는 1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시) 먹고살기 힘들어 일본에 간 한국인들이 원폭으로 무고한 희생을 많이 당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 가기 전에 한국에 먼저 와 사과해야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올해 87세인 안 할머니는 1945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16세의 나이로 피폭을 당했다. 당시 생계를 위해 학교 대신 일터로 나간 안 할머니는 출근길에 이 같은 봉변을 당해 얼굴과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안 할머니는 당시를 회상하며 “먹고 살기가 힘들어 일터를 찾아 일본에 간 우리 무고한 한국인들이 (많이 피해를 입었다)”며 “(당시) 미국과 일본이 전쟁할 때 미국은 일본과 비교도 안 되는 전력을 갖고 있었고 이기고 있었는데, 왜 안 쏴도 되는 핵을 쏴서 (이런 피해를 초래했는지)”라고 토로했다.

실제 1945년 원폭이 투하됐을 때 일본 내무성에서 발표한 원폭 피해자 현황에 따르면 히로시마에 약 44만 명, 나가사키에 30만 명 총 74만 명으로 통계가 나와 있는데, 이중 한국인 피해자가 10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5만 명은 즉사하고 생존한 5만 명중 4만 3000여 명이 영구 귀국, 7000명이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중 현재 생존자는 2650여 명이다.

안 할머니는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방문할 때 따라가 왜 일본에 핵을 투하했는지 묻고 싶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무고한 피해를 입은 한국인 희생자에게 반드시 사과를 해야 할 입장인데 왜 오히려 일본에 (가는지)”라고 거듭 전했다.

함께 출연한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도 이날 “당시 일본에 강제동원 된 한국인이 10만 명이 나왔는데 전 세계는 일본만 원폭 피해자가 나온 걸로 안다”며 “한국에도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우리 피해자협회도 일본 히로시마에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심 지부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도 원폭 피해자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하고, 일본이야 당시 어쨌든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랬다 치더라도 우리 무고한 민간 한국인들은 왜 이런 피해를 당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위령비 앞에서도 사죄하고 참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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