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말로? 괴체, 리버풀 기웃기웃
도르트문트 떠나 뮌헨서 활약하다 결국 밀려나
친정 돌아가기 어렵고 옛 은사 클롭에 기울어
한때 독일축구의 미래로 꼽히던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한 빅클럽의 일원이자 국가대표팀의 주역으로서 젊은 나이에 부와 명예를 모두 누렸지만 실상은 ‘속빈 강정’이다.
괴체는 올 시즌 뮌헨에서 입지를 거의 잃었다. 2015-16시즌 대회를 통틀어 24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중 선발은 16회 뿐이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13경기 출전(866분) 1골 4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챔피언스리그 등 큰 경기에서는 거의 중용되지 못하며 벤치로 밀려났다.
괴체는 3년 전만 해도 도르트문트의 에이스이자 독일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던 선수였다. 도르트문트의 리그 2연패와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 아르헨티나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조국의 우승을 이끈 것은 괴체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3년 뮌헨 이적 이후 괴체의 경력은 꼬이기 시작했다. 괴체는 이적 과정에서 도르트문트 팬들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야했다.
뮌헨은 괴체 입단 직전 유프 하인케스 감독 체제에서 트레블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괴체는 하인케스 감독의 뒤를 이어 뮌헨 지휘봉을 잡았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그리 중용되지 못했다.
2014-15시즌 전반기처럼 상당히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시기도 있었지만 기량이 올라올 때면 거듭되는 부상으로 상승세가 꺾였고, 시즌 후반기에는 침묵하기 일쑤였다. 점유율과 테크닉을 중시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성향에 괴체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해마다 끊이지 않았다.
뮌헨은 올 시즌 리그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팀내에서 괴체의 위상은 하다못해 로테이션에서도 후순위로 밀려난 벤치 멤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도르트문트의 왕자로 불리며 뮌헨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팀의 에이스로 불렸던 괴체의 위상을 떠올리면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사령탑으로 취임한다. 하지만 괴체의 앞날은 여전히 밝지 않다. 과르디올라의 후임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다음 시즌 괴체의 중용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심지어 괴체에게 “꾸준히 뛰고 싶다면 이적해도 좋다”고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감독이 부임도 하기 전에 선수에게 이적을 허용한 것은 향후 운영 플랜에 괴체의 비중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괴체에게는 씻을 수 없는 굴욕이다.
상황이 이렇다니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친정팀 도르트문트 복귀설도 나오고 있지만 지난 이적 뮌헨 과정에서 도르트문트 팬들과의 감정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괴체 본인도 회의적이다. EPL로 진출해 도르트문트 시절 옛 은사인 위르겐 클롭 감독과 리버풀에서 재회하는 시나리오도 힘이 실린다.
리버풀은 괴체의 이적료로 2000만 파운드(약 336억 원)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현지에서도 “리버풀이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해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면 괴체의 합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전망한다.
비록 뮌헨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괴체는 여전히 만 23세에 불과한 젊은 선수다. 괴체에 꾸준한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해 본연의 기량을 찾는다면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뮌헨과 괴체의 잘못된 인연은 그렇게 서로에게 아쉬움만 남긴 채 끝을 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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