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가탓? 브라질, 코파 아메리카와 멀어지나
우려대로 부상 이탈 선수들 공백 절감하며 에콰도르전 무승부
둥가 감독 입맛에만 맞는 선수 고집...전술 유연성 크게 저하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브라질은 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서디나에 위치한 로즈 볼서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졸전 끝에 에콰도르와 0-0으로 비겼다.
당연한 결과라는 말까지 들린다. 대회 전 브라질 대표팀은 선수 선발을 둘러싼 논쟁에 이어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무려 6명의 선수가 명단에서 바뀌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 여파는 여실히 드러났다. 에콰도르와의 첫 경기에서 브라질은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이날 둥가 감독은 4-1-4-1 전술을 메인 포메이션으로 내세웠다.
필리피 루이스와 마르퀴뉴스, 지우와 다니 아우베스가 포백을 지킨 가운데 바로 위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카세미루를 배치했다. 엘리아스와 헤나투 아우구스투를 카세미루 윗선에 배치하면서 필리피 쿠치뉴와 윌리앙이 측면 공격을 맡았다. 전방은 조나스가 책임졌다.
둥가 감독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종적인 움직임이 돋보이는 엘리아스를 윗선에 배치하면서 에콰도르 중원을 교란시키려 했지만 엘리아스가 부진했다. 중원의 핵심이 되어야 할 헤나투 역시 자주 고립됐다. 헤나투가 막히면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부재했다. 쿠치뉴와 윌리앙의 측면 역시 기대 이하였다.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긴 쿠치뉴는 번뜩이는 움직임은 보여줬지만 리버풀에서의 모습과는 분명 달랐다. 윌리앙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측면에 힘을 실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쿠치뉴와 윌리앙 모두 공격을 풀어주는 모습이 다소 부족했다.
2선에서 1선으로 공 배급이 되지 않으면서 전방의 조나스 역시 고립됐다. 이날 브라질은 점유율에서는 에콰도르를 앞섰지만 효율성은 다소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브라질은 공을 잡고 있었음에도 에콰도르를 위협하지 못했다. 오히려 에콰도르의 역습에 수비 뒷공간이 무너지면서 실점을 내줄 뻔했다.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2선 공격의 고립은 둘째 치고 마침표를 찍어줄 해결사가 없다는 것이 더 답답했다. 기대를 모은 조나스는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포르투갈 리그 득점왕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여러모로 네이마르의 부재가 아쉬웠다. 네이마르는 왼쪽 측면은 물론 때에 따라서는 중앙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브라질 공격의 핵이다. 2010년 브라질 대표팀 데뷔 후 네이마르는 팀의 핵심 선수로 우뚝 서며 브라질 공격을 이끌었다.
문제는 네이마르의 부재 시다. 네이마르 의존병이 심화되면서 브라질은 네이마르 없는 플랜 B 구축에 실패했다. 대표적인 경기가 독일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이다. 이후에도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유무에 따라 극명하게 경기력이 달랐다.
과거 브라질은 수준급 후보진 덕에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의 브라질은 네이마르 없이 경기에 나서면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다. 네이마르 없는 상황을 대비할 플랜B 부재 탓에 클럽에서 좋았던 선수들도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완전히 달라졌다.
코파 아메리카 에콰도르전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마르 없는 브라질은 공격 지역에서의 공 배급은 물론 전방에서 마무리할 선수가 부족했다.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팀을 꾸린 만큼 에이스의 부재가 너무나도 큰 브라질의 현 주소다. 자신의 입맛에만 맞는 선수를 고집하며 전술의 유연성을 저하시킨 둥가의 선수 선발 방식은 다시금 도마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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