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성금을 단원고 학교 운영비로 썼다" 의혹 제기

단원고, 박주민 의원 측 지적에 반박 "학교발전기금 사용목적에 따라 지급"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 직후 단원고에 기탁된 금액 일부가 학교 운영비로 혼용됐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단원고 측은 “목적에 맞게 집행된 기금”이라고 반박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 직후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기탁된 금액 중 일부가 학교 운영비로 혼용됐다며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단원고 측은 “사용 목적에 맞게 집행된 기금”이라며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박 의원 측은 앞서 15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단원고가 지난 2014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기탁된 학교발전기금에서 탁구부 급식비 지원, 탁구부 전지훈련 경비 지급, 운동장 배수로 정비 및 정지작업 등의 용도로 모두 8913만 613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박 의원 측에 따르면 당초 단원고 학교발전기금 잔액은 37만 5000원에 불과했으나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 24일부터 지원금이 기탁돼 해당 월에만 11억원의 기금이 쌓였고, 그해 말에는 기금이 25억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단원고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2014년 4월 세월호 피해 성금 8700여만원, 2015년 1월 3학년 장학금 5억원, 2015년 4월 세월호 피해기금 10억여원 등 세 차례 지출했다.

박 의원 측은 단원고가 ‘세월호 성금’ 성격의 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받아 학교 운영비와 혼용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모인 기금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학교가 따로 모금 등록을 하거나 또는 모인 성금을 외부 기관에 위탁해 운영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원고 측은 이 같은 박 의원의 지적에 대해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한 혼동”이라고 설명하며, 학교발전기금으로 기탁 받을 당시 기탁서에 기재된 사용 목적에 따라 집행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단원고 관계자는 1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부의사가 있는 개인이나 단체의 자발적 기탁금을 기탁서에 기재된 4가지 항목 중 하나의 목적에 맞게 사용했다”며 “학교발전기금은 사실상 학교운영성 경비다. 학교의 재정적 부족 현상에 대한 창구로써 법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각의 차이에 따라 혼동이 될 수는 있다”면서 “(박 의원 측에서는) 416 당시 기금으로 많이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유족에게 전달돼야 한다고 보는 시각인데, 이것은 분명 학교발전기금”이라며 “절차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64조 1항에는 학교발전기금의 조성에 대한 기준과 방법, 접수절차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학교는 자발적 기부의사가 있는 개인·조직·단체로부터 금품을 접수할 수 있으며, 기금은 △학교교육시설의 보수 및 확충 △교육용 기자재 및 도서의 구입 △ 학교체육활동 기타 학예활동의 지원 △학생복지 및 학생자치활동의 지원 등의 목적으로 사용한다.

아울러 2015년 8월 경기도교육청이 마련한 ‘경기도 학교발전기금의 조성·운영 및 회계관리 요령’에는 기탁자가 인적사항과 기탁 내역, 사용목적, 구체적 사용내역 등을 ‘학교발전기금기탁서’에 작성·명시해 기금과 함께 기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학교는 기탁서에 기재된 목적에 맞게 기금을 사용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학교운영위원회가 기금의 회계 전출에 대해 심의·의결한다.

단원고 측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 성금 명목으로 조성된 금액이라 하더라도 기탁자의 자유의사에 따라 학교발전기금으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법령에 규정된 대로 그 사용 목적에 맞게 기금을 사용한 것이라고 재차 박 의원의 지적에 대해 반박·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 측도 법령과 자체적으로 마련한 요령을 근거로 학교발전기금은 기탁서에 기재된 사용 목적에 맞게 쓰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연히 ‘학교발전기금’으로 들어온 금액이기 때문에 세월호 성금을 발전기금으로 편입해 혼용했다는 박 의원 측의 주장은 ‘맞지 않는 말’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단원고 탁구부 소모용품·운동복 구입 등에 기금이 사용된 부분은 지극히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지급이자, 적법한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교육청 측은 판단했다.

교육청 측은 단원고 측에 이 같은 교육청의 의견을 전달했으며, 이번 논란과 관련한 교육청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에 대해서는 향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