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당대표 후보군 난립, 누구로 교통정리?
'호남' 이정현·'범박' 이주영·'핵심' 홍문종·'실세' 최경환
전문가 "원내대표 경선 때처럼 '물밑 단일화' 이뤄질 듯"
'호남' 이정현·'범박' 이주영·'핵심' 홍문종·'실세' 최경환
전문가 "원내대표 경선 때처럼 '물밑 단일화' 이뤄질 듯"
차기 새누리당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박계 당권 주자들이 난립상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에서는 5선 중진인 정병국 의원만이 유일하게 출마 의사를 밝힌 반면 친박계는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이주영·원유철(5선), 정우택·홍문종(4선), 이정현(3선) 등이 자천타천 당 대표 경선 후보로 꼽힌다. 친박계 내에서 후보군 교통정리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전당대회는 과거와 달리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따로 치른다. 비대위가 지난 14일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폐지, 당대표 체제인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전처럼 계파별로 다수의 후보를 내세워 1~5위가 당대표 및 최고위원을 휩쓰는 방식은 통용되기 어렵다. 당대표 선거에 복수의 후보자들이 나갈 경우 한 명의 최다 득표자가 대표에 오르고 낙선자들에게는 어떠한 자리도 주어지지 않는다.
당초 친박계는 친박 후보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표 분산을 막기 위해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저마다 출마 목소리를 내고 있어 표심 결집이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후보군 중에서는 단일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이들도 있어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당 유력 인사 중 가장 먼저 도전 의사를 밝힌 이정현 의원은 "친박계 당 대표 후보 단일화 제의도 없었고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며 자유로운 경쟁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23일 오전 'KBS 라디오'에 나와 "당 대표가 계파 대표로 나가서 (당선)된다면 새누리당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며 "누구나 나와 경쟁을 통해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고, 당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친박계 후보가 난립해 표가 분산되면 비박계 후보에게 유리한 게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왜 비박계가 당 대표가 되면 안 되느냐"고 반문하며 "비박이든 친박이든 모두가 (전당대회에)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계파의 대표가 아니라 사리사욕을 놓고 벼랑 끝에 선 새누리당 살려보겠다는 의미다. 특정 계파 이런 식으로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당 내에서 이 의원의 출마는 사실상 친박계 후보와는 별개의 라인으로 일컬어진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본보에 "이 의원을 친박계 후보로 보기는 어렵다. '호남 당권론'을 내세우며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봐서 단일화하는 것은 매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친박계 실세' 최경환 의원을 필두로 나머지 친박계 후보들이 이 난맥상을 어떻게 풀어갈 지가 관건이다.
최 의원은 친박계 당권 주자 1순위로 거론되지만 현재까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을 차단하고 내년 대선에서의 '친박 역할론'이 절실한 만큼 출마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최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반박' 여론이 거세지는 등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만약 최 의원이 선거에 나오지 않을 경우 이주영 의원이 친박계 대표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주영 의원은 19일 마산에서 열린 국가미래혁신포럼에서 "4.13총선을 통해 민심에서 멀어진 새누리당을 살리기 위해 당 대표로 출마해 당을 재건하겠다"며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당권 도전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18대 국회 말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설때만 하더라도 당내 쇄신그룹의 맏형으로 활동했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되며 '신친박'으로 분류됐다.
이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계파와는 관련없이 당을 재건시켜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낼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냐가 중점이다"며 "단일화와는 관계없이 상수로서 끝까지 완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현재 여의도에 선거 사무실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박계 핵심 중진인 홍문종 의원도 "마음으로는 이미 결정했다"며 당대표에 출마할 뜻을 시사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계파내 '교통 정리'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교통 정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사실상 시사한 것이다. 그는 "이정현 의원도 그렇고 이주영 의원도 그렇고 충분히 나와야 할 이유가 있다"며 "친박이니 비박이니 앞에 달고 있던 수식어를 전부 제거하는 전당대회가 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척점에 있는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을 제외하고 마땅한 후보가 안보인다. 일각에서는 '친박계 후보가 난립하게 되면 비박계 정 의원이 기적적으로 당선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가시적인 세 결집이 없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회의적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번 원내대표 경선 때 유기준 의원이 친박계 단일후보로 나섰지만 7표에 그치고 정진석 의원에게 몰아준 적이 있지 않은가"라며 "이번 전당대회의 경우에도 후보군이 난립한다 하더라도 '물밑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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