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권주자 구설로 ‘휘청’ 전대는 어쩌나
'KBS 보도 개입' 이정현 '친인척 채용' 최경환·추미애
당원 비율 커 영향력 미미 관측…도리어 지지층 결집 가능성
'KBS 보도 개입' 이정현 '친인척 채용' 최경환·추미애
당원 비율 커 영향력 미미 관측…도리어 지지층 결집 가능성
여야 당권주자 일부가 구설로 도마에 올랐지만, 실제 당권 경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비판 여론을 잠재우지 못한다면 출마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란을 불러일으킨 여야 당권주자는 새누리당 이정현·최경환 의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다.
먼저 이 의원은 2014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있을 당시 김시곤 KBS보도국장에게 전화해 세월호 참사 보도 수정 또는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김 국장에게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한번만 도와주시오”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 주던지, 아니면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 번만 더 녹음 좀 한 번만 더 해 주시오” 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보수석으로서 국가의 위기 상황이 있을 때 언론에 자료를 내고 협조를 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해명했다.
새누리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인 최 의원도 같은 날 매제 장모씨를 17대 국회 때부터 의원실에 근무토록 했고, 경제부총리 재직 시절 장 씨를 공공기관인 한국기업데이터 상임감사로 낙하산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은 보도 자료를 내고 “장 씨는 최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훨씬 전인 1985년부터 김일윤 전 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다 17대 때 전문성을 인정받아 보좌관으로 채용된 것”이라며 ‘낙하산 임명 의혹’에 대해서는 “장 씨는 2014년 9월 1일 자로 보좌관직에서 퇴직했고, 정당한 공모 절차를 거쳐 같은 해 9월 17일 한국기업데이터 상임감사로 취업했다”고 밝혔다.
추 의원도 자신의 시조카를 국회 보좌진으로 채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추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우리 의원실에 친인척과 관련한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해서 진상을 먼저 알려 드린다”며 “시댁 부모님의 양녀로 들어오신 분(시누이)의 자녀(시조카)가 9급 비서로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말 못할 시댁의 가족사이지만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사람 모두 유력 당권주자라는 점에서 비판 여론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당권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라고 보고 있다. 전당대회의 경우 대의원·책임(권리)당원·일반 당원 등 ‘당원’의 표심이 당선 여부를 좌우한다. 당원이 아닌 국민도 여론조사를 통해 한 표를 행사하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다. 새누리당의 이번 전당대회 당원투표 대 여론조사의 비율은 7대 3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의 대표 선거인단 비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25%(국민여론조사 15%·당원여론조사 10%)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1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전당대회가 한 달이나 남았기 때문에 며칠 지나면 논란이 사그라들어 장애사유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고, 더민주 핵심 관계자도 본보에 “당원 투표 비율이 높기도 하고, 전당대회 자체에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경쟁 후보가 관련 의혹으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한다면,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해 유리한 구도에 올라설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전당대회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일반 국민은, 입당만 안 한 것이지 사실상 당 지지층으로 봐야 한다. 이 때문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관련 의혹으로 비판을 받으면 그 후보를 지지하려는 지지층이 결집할 수밖에 없다”며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예로 들었다. 당시 경선에서는 이인제 후보가 노무현 후보 장인의 ‘좌익 활동’ 경력을 문제 삼아 맹공을 가했는데, 노 후보가 “대통령 되려고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라고 맞받아치면서 지지층이 더욱 결집하는 효과를 봤다.
논란과 관련해 비판 여론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당권 도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본보에 “언론에서 크게 부각이 돼 이슈가 된다면 당권 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사회 여론이 나빠지면 출마하는 본인도 부담스럽고, 구설수가 많아지면 여러모로 좋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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