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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업계, 하반기 최대 미션 '패널을 확보하라'


입력 2016.07.12 08:58 수정 2016.07.12 10:31        이홍석 기자

상반기 판매 호조로 재고 소진...성수기 앞두고 패널 구매 확대 조짐

삼성D·파나소닉 등 디스플레이 업체 생산 축소도 영향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지난 3월 2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2세대 퀀텀닷 기술을 채용한 SUHD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올 상반기 TV 판매가 예상 외로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TV업체들이 3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패널 구매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회복과 수익성 낮은 일부 크기 패널 생산 축소 등으로 인해 이들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최근 TV업체들의 디스플레이 패널 구매 전략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패널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선 TV업체들이 하반기 수요를 대비해 패널 구매를 늘리고 있다. 이는 올 들어 TV 판매가 회복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의 경우, 한 해 동안 판매 부진이 지속된 것을 감안하면 반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판매 호조는 최근 나란히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성적표에서도 그대로 입증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소비자가전(CE)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1조1000억원 안팎으로 지난 2009년 2분기(1조1600억원) 이후 약 7년 만에 최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TV를 따로 집계하지 않아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다른 가전 제품들도 포함한 실적이지만 TV의 공헌도가 매우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전자도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약 2500~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선방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V의 호 실적은 LCD 패널 등 부품공급 단가가 하락한 가운데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호 실적으로 재고가 많이 소진되면서 TV업체들이 하반기 수요를 대비해 패널 구매량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LCD패널 가격 회복세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4월까지 계속 하락하던 LCD 패널 가격이 상승 반전할 조짐을 보이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타이완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50인치 TV용 오픈셀(Open Cell·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패널 평균 가격은 125달러로 2주전에 비해 1달러(0.9%) 상승했다. 또 같은기간 32인치 오픈셀 패널 가격도 55달러에서 57달러로 2달러(3.6%) 오르는 등 지난 5월 초 가격 하락세가 멈춘 후 조금씩이나마 회복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LCD 패널 가격 회복도 판매 증가에 따른 재고 소진과 그에 따른 수요 증가가 맞물린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디스플레이업체들도 하반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일부 수익성이 낮은 패널 생산을 축소하면서 TV업체들의 마음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말에 40인치 LCD패널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설이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업체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화권 업체 패널 비중을 높여 왔으나 아직까지는 삼성디스플레이 공급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2위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CSOT) 리윈펑 회장 등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을 방문, 권오현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 등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관련, 김 사장은 최근 “40인치 LCD 패널 생산 축소 가능성 뿐만 아니라 TV가 점점 대형화되는 트렌드에 따라 43인치나 그 이상 크기의 패널 비중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파나소닉도 지난 5월 말 TV용 패널 사업 철수를 이미 선언한 상태다. TV용 패널 전초기지 역할을 한 효고현의 히메지 공장도 올 3분기 말까지만 운영되고 생산이 종료된다. 지난 2010년부터 가동된 히메지 공장은 32인치 LCD 패널을 주력으로 월 기준 81만대를 생산해 왔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올 하반기 TV업체들의 패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가 좋은 패널의 원활한 수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40인치 등 일부 패널 제품에 대해서는 품귀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패널 수급 상황이 급변하면서 향후 제품별 포트폴리오 비중에 대한 TV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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