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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통합만?...'비전' 안 보이는 출마 선언문


입력 2016.08.02 05:32 수정 2016.08.02 05:44        조정한 기자

"지난 2.8 전당대회와 다를 것 없다" 지적

"세세히 언급하면 표퓰리즘 지적 나올수도"

8.2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 송영길(기호순)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들의 '출마 선언문'이 지난 2.8 전당대회와 다를 것 없다는 혹평이 나온다. 사진은 왼쪽부터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 송영길 더민주 당대표 후보.ⓒ데일리안

지난 2.8 전당대회와 다를 것 없다는 지적 나와
평론가 "세세히 언급하면 표퓰리즘 지적 나올수도"

"우리는 민생, 안보 정당 말해왔는데 전당대회 출마 선언문에는 그게 안 보여"

8.2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 송영길(기호순)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들의 '출마 선언문'이 지난 2.8 전당대회와 다를 것 없다는 혹평이 나온다. 민생, 안보, 경제 정당 등 더민주에서 내세운 각종 비전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출마 선언문에서 내년 대선 관련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을 책임지는 대표 자리에 도전하는 만큼 어떻게 수권정당으로 이끌 것인지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냐"며 "그런데 평화 통일 등 손에 잡히지 않는 공약이 많아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후보들의 출마 선언문엔 당 대표로서의 공약보단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자주 언급됐던 '통합, 혁신, 정권교체' 등의 단어가 그대로 나열됐다. 2017년 대선을 앞뒀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당 대표가 지나치게 '대선 관리자' 이미지에 한정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가장 먼저 호남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추미애 후보는 지난 28일 '당 대표 후보 등록 기자회견'에서 "정치공학적 통합이 아닌 국민을 위한 통합, 국민에 의한 통합이 승리하는 야권통합의 대원칙이다"라고 '통합'을 언급했으며 "당과 대선후보가 공동으로 집권하고, 함께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동반자적 관계를 정립하겠다"고 말해 대선 후보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송 후보 또한 지난 24일 '강한야당,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그는 "총선 민의에 정권교체로 응답해야 한다. 당 대표는 경선 관리자가 아니다"라며 "전당대회 이후 진행될 개헌, 정계개편 논란 속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정통성에 기초해 더민주를 중심으로 야권연대를 이루어 정권교체를 할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와 같은 날 출마 선언을 한 김상곤 더민주 전 혁신위원장은 "한 번의 승리가 아니라 10년, 20년 집권 프로그램을 만들 대표여야 한다"며 "혁신으로 당을 바로 세운 사람이 당대표여야 한다"고 했고, 28일 출마 선언을 한 이 의원은 "한반도 평화는 먼 과거의 기억이 됐다"고 위태로운 남북 관계를 언급하며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당으로 만들기 위해 당 대표가 되려고 한다. 야권연대 외에는 길이 없다"고 했다.

이들이 제시한 키워드는 모두 같았으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외에 추 후보는 '분권형 정당' '정치대학' '네트워크 정당'과 개헌 논의를 위한 '제7공화국 준비위원회'를 꼽았고, 송 후보는 '산업 구조조정' '남북화해협력정책 심화 발전' '850만 전월세 가구 주거비용 줄이기' 등을 언급했다. 김 후보는 '민생복지정당' '대선후보 정책 배심원제 구성'을 이 후보는 '고비용 선거, 네거티브 캠페인 지양'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민생이나 최근 이슈인 사드 관련 발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꺾고 '수도권 압승'이라는 쾌거를 거둔 더민주는 수권정당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각종 이슈를 선점하고 특별위원회(TF)를 가동했는데, 투표권을 가진 다수의 대의원과 권리당원 입맛에 맞는 당내 이슈만 언급해 확장성이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대선을 앞두고 너무 세세한 공약을 언급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표퓰리즘에 빠질 수 있다"며 "당이 지향하는 최고 지상점이 '정권교체'인 만큼 그런 정체성 문제를 우선적으로 거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 후보군을 나눠보자면 친문 3명(추미애, 송영길, 김상곤)에 비주류 측 이종걸 후보 1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당 대표 의미가) '문재인 전 대표 대선 후보 취임 준비위원회' 형태의 지도부가 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공정한 경선관리, 대선관리를 통해서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를 배출할 수 있는 대표가 선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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