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검찰개혁TF 확대개편했지만…공염불?
법사위 통과 장담 못하고, 공수처 신설외 별다른 콘텐츠 안보여
법사위 통과 장담 못하고, 공수처 신설외 별다른 콘텐츠 안보여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영장재청구로 먹구름이 꼈던 국민의당 기상도가 법원의 기각 결정에 '맑음'으로 변했다. 국민의당은 여세를 몰아 당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TF'를 '검찰개혁TF'로 확대 개편하며 검찰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쥐는 모양새지만 일각에서는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지난 7월30일 소속 의원 두 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연일 검찰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 치욕의 날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라며 "공당을 범죄집단으로 증거도 없이 몰아간 검찰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당 차원에서도 논평을 통해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는 '스토킹'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1일에도 검찰을 향한 날 선 비난은 계속 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최근 검찰의 모습을 "한 마디로 집단 휴가 상태"라며 비난했다. 이어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는 침묵하는 부패한 정치검찰이 있는 한 검찰의 셀프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면서 "오늘부터 우리당은 (기존) 공수처TF를 검찰개혁TF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금요일 기각된 소속 의원 두 명의 영장재청구자체가 검찰의 부적절한 행위임을 강조해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심산이다.
주승용 비대위원도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다"며 당 차원의 검찰 공세에 힘을 보탰다. 주 의원은 "검찰이 셀프개혁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검찰의 주장을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대선을 1년 앞둔 지금이 검찰개혁의 골든타임인만큼 공수처를 반드시 설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당 차원의 드라이브가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의욕적인 지도부의 발언과는 다르게 별다른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비대위에서 확대 개편이 결정된 '검찰개혁TF'도 당장은 기존의 '공수처TF'에서 주장하던 공수처 신설을 제외한 다른 의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인적구성도 이날까지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 지도부의 의욕에 비해 별다른 '액션'이 없다. 이날 간사로 선임된 이용주 의원은 당 지도부의 성주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당장에 야3당이 공조를 합의한 '공수처 신설'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1일 비공개 비대위회의를 마친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스트롱거 투게더(stronger together)"를 언급하며 야3당의 공조를 강조하고 "국회가 나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야3당의 공조와는 별개로 국회에서부터 공수처의 신설이 막힐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공수처 법안이 통과가 가능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야당이 19대 국회에서 이용해온 선진화법이 있는 한 공수처법이 법사위를 통과할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사위는 현재 17명중 10명이 야당의원으로 여당의 도움 없이도 전체회의를 통과시킬 수 있지만, 법사위원장이 여당몫으로 넘어온 20대 국회에서는 19대 후반기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법사위원장처럼 여당 소속인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심사 거부' 등을 행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검찰개혁TF의 간사를 맡은 이용주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예전의 수많은 시도와 마찬가지로 '속 빈 강정'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그럴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예전과 다른 여소야대 국회인만큼 국회에서 구조적으로 가능해진 점을 여당으로서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개혁TF'의 구성과 관련해서 이 의원은 "검찰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다루는만큼 관련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구성하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당은 선명한 야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조사활동 보장을 위해 단식농성 중인 이석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격려방문한 데 이어 1일은 경상북도 성주를 찾아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2일에는 백남기 농민이 투병중인 서울대병원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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