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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인데도 이주영 지지자들 대거 참석?


입력 2016.08.03 23:21 수정 2016.08.03 23:24        전주 = 데일리안 장수연 기자

<현장>행사장 내 스탠드에서도 이주영 캠프만 섹터 2개 차지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주영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정현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연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주영 응원하러 광주에서 버스 대절해서 왔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이주영이를 당대표로 밀어서 반기문과 함께 정권을 창출합시다!"

새누리당이 3일 32년 만에 전북 전주를 찾아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광주·전남에서 개최돼 온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이번엔 전북 전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소나기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행사가 열리는 전주 화산체육관은 전당대회에 출마한 각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 가운데에서도 돋보였던 것은 호남 출신으로 '홈그라운드'를 찾은 이정현 후보보다 약 3배가량 많은 지지자들이 참석한 이주영 후보의 캠프였다.

연설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를 10여분 남겨둔 화산체육관은 분주했다. 각 후보들의 캠프에서 생수와 부채, 명함 등을 돌리며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행사장 외부에서는 이주영 후보를 지지하는 한 남성이 피켓을 들고 "이주영이를 당대표로 밀어서 반기문과 함께 정권을 재창출합시다!"라고 연신 외쳐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장내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캠프별 지지자들은 스탠드의 한 섹터에 자리를 잡았지만 이주영 후보의 지지자들은 두 섹터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연설을 통해 "창원 연설에서 영남 당원들이 호남 출신 이정현 후보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줬듯이 이번엔 영남 출신인 저를 위해 힘찬 박수 보내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해 박수를 유도했다. 이후 그는 "이게 바로 통합"이라며 연설을 이어갔다. 또 "특히 그동안 호남이 받은 홀대와 차별, 서러움을 저 이주영이 확실하게 마침표 찍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팽목항을 지켰던 과거를 상기하며 "오늘 호남으로 오면서 가슴이 구멍난 것처럼 아팠다"며 "아직도 진도 앞바다에 갇혀 돌아오지 못한 아홉분의 미수습자를 제가 어찌 잊겠냐. 제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진도 팽목항에서의 136일, 팽목항을 뺀 이주영은 없다"고 감회에 젖었다.

그러면서 "진도 간이 침대에서 밤마다 남몰래 눈물을 삼켰다. 남은 평생 국민에게 빚 갚으며 살겠다고 맹세했다"며 "저를 5선 국회의원까지 만들어 준 국민들께 빚을 갚기 위해서 당 대표에 나섰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탠드에서는 곧장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주영' 이름을 새긴 흰 티셔츠를 입은 청년 지지자들은 일정하게 팔을 흔들어가며 이주영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를 지켜보던 정병국·주호영·한선교 후보 등은 서로를 마주보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는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지지자들 간의 합종연횡이 나타나기도 했다. 친박계 이정현 후보가 연설을 할 때에는 최고위원에 출마한 친박계 조원진, 이장우 후보 지지자들의 환호가 쏟아졌고, 이주영 후보의 연설에는 최연혜 최고위원 후보 캠프에서 열렬한 환호가 터져나왔다. 반면 비박계 정병국·주호영 후보와 '원조 친박' 한선교 후보의 연설에서는 해당 캠프를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캠프에서 침묵이 흘렀다.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정병국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3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주호영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특별 공약도 이날 합동연설회의 포인트였다.

호남 출신 이정현 후보는 "호남 출신 당대표를 뽑아주면 세상이 바뀌고 정치가 바뀐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1988년도에 (공사를) 시작한 새만금은 지금도 공사 중"이라며 "광주에서 순천을 거쳐 부산에 가는 경전선은 1936년에 만들어졌지만 광주에서 순천구간만 80년간 단 한번도 개량된 적이 없다"며 호남 출신으로서 지역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는 연설로 유권자인 당원들에게 다가갔다.

정병국 후보는 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변경하고, 권역별 석패율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를 통해 제2의 이정현, 제3의 정운천을 만들겠다"고 호남 정치인 육성을 약속했다. 정 후보는 호남 지역의 숙원사업인 새만금 지구 발전을 위해 새만금 지구를 '규제 없는 특별지역'으로 만들고, 광주에 '아시아중앙예술대학'을 설립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한선교 후보는 새만금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호남 표심을 자극했다. 한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임기 중에 새만금을 꼭 완성시켜달라. 호남에서 너무너무 바라고 있다고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정현 후보는 호남에서 주인이고 이주영 후보는 영남의 주인인데 저같은 서울놈들은 어디가서 행세도 못한다"며 "여러분 이정현 미래 지도자 찍고 남는 표는 저 좀 찍어주십시오"라고 호소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주호영 후보는 "적어도 비례대표의 3분의 1이상을 호남 지역에 배정할 것"이라며 호남 민심을 끌어안는데 주력했다. 주 후보는 호남 지역 숙원사업인 Δ새만금사업 조기 완공Δ무안신공항 활성화 Δ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협조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그동안 소외됐던 호남지역 당원협의회에 지지를 당부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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