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대책 내놓은 정부, 고삐풀린 가계부채 잡을까
집단대출 분할상환 적용 등 빠져 '반쪽 대책' 우려
25일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핵심은 주택시장의 공급 물량을 규제해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늦추는데 있다.
정부는 "그동안 가계부채 대책은 소득증대와 부채관리, 서민취약계층 지원 강화 등에 그쳤지만 이번 대책에선 주택 분양시장 관리방안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부 입장에선 부동산 시장 과열과 저금리 사이에 맞물린 가계부채 증가세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의 긴급처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부동산 경기 죽을까...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반쪽 대책'
지난해부터 정부가 수차례 대책을 내놨지만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 문제는 늘 '뜨거운 감자'였다. 대출을 조이면 부동산 경기가 죽고, 풀면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날 정부 관리방안의 방점은 모호한 곳에 찍혀 있어 또 다시 '반쪽 대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특히 정부는 공급 제한에 초점을 맞췄지만, 정작 가계부채 급증의 직접적 원인인 수요측면에서 대책은 미흡한 수준이다.
실제 이번 방안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전매제한을 도입하면 주택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며 "LTV-DTI의 수준을 환원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꼭 LTV-DTI 완화만으로 가계부채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계부채 폭등은 2014년 정부가 발표한 LTV-DIT 규제완화가 주범인데 이번 대책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며 "지날달 LTV-DIT 규제완화를 연장해놓고 가계부채 관리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동안 상환능력심사의 사각지대에 있던 집단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근본적인 처방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에는 주택금융공사와 HUG의 중도금 보증을 각각 2건씩, 1인당 총 4건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총합 2건으로 제한키로 했다. 집단대출 보증율도 보증기관 100% 보증에서 90% 부분 보증으로 축소해 은행에도 책임의 비중을 뒀다.
하지만 실제 집단대출을 받을 때에는 특별한 '저항요소'가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당장 집단대출을 바짝 조이면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가 될 수 있다. 경기 활성화라는 더 큰 숙제를 안은 정부 입장에선 손을 대기 어려운 부분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집단대출이 문제라고 하지만, 강도 높은 규제를 내놨을 때의 부작용을 정부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은행에서 소득자료를 의무적으로 받기는 하겠지만 소득이 없다고 해서 집단대출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며 "기본적으로는 전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올해 2분기 말 현재 1257조3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뺀 순수 가계 대출은 1191조 3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2조9000억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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