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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인식, 칠순 감독의 마지막 봉사


입력 2016.09.15 06:11 수정 2016.09.15 12:27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세 번째 WBC 대표팀 지휘봉 잡아...마지막 기여

부담 크고 실리 적은 사령탑 기피 풍조 속에 결단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김인식. ⓒ 연합뉴스

칠순의 '국민 감독'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이 다시 야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KBO는 지난 5일 김인식 감독을 내년 3월부터 고척스카이돔, 일본 도쿄돔, 미국 다저스타디움 등에서 열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 한국의 초대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김인식 감독은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야구의 전설이다. 두산(OB)과 한화 등 프로 구단 감독으로 16시즌 동안 2057경기에서 980승 45무 1032패를 기록했다. 1995년과 2001년 두산을 두 번이나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에게 국민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안긴 결정적인 계기는 역시 국가대표팀에서의 업적이다. 김 감독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을 지휘한 이래 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리미어12 등을 두루 지휘했다. 김 감독에게는 WBC만 벌써 3번째이자 국가대표팀 경력 통틀어 5번째 지휘봉이다.

성적도 눈부셨다.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을 꺾어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WBC 초대 대회에서는 4강,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일궜다. 프리미어12 초대 우승까지 감안하면 우승 2회, 준우승과 4강 각 1회라는 화려한 성과를 남기며 한 번도 부진하거나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을 제외하면 한국이 상대적인 약체로 평가받았던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김 감독의 역량은 더욱 찬사를 받았다.

국제무대에서 김인식 감독에 견줄만한 업적을 이룬 감독으로는 2008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을 이끈 김경문 감독 정도가 유일하지만, 아쉽게도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이후로는 더 이상 대표팀 지휘봉을 잡지 않았다. 무려 15년에 걸쳐 다양한 대회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각기 다른 선수들과 환경적 변수를 극복하면서 꾸준한 성적을 올린 김인식 감독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 감독은 ‘일본 킬러’로도 명성이 높다. 1,2회 대회와 프리미어 12에서 김감독은 전력상 한 수 위로 꼽히던 일본을 여러 차례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작년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종반까지 패색이 짙던 경기를 9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4-3으로 역전승을 거둔 경기는 김인식 감독의 국가대표 경력과 역대 야구 한일전을 통틀어서도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남았다.

한국야구는 류중일 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2013년 3회 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사를 겪은 바 있다. 프리미어12 우승을 이끈 국민감독이 귀환한 이번 차기 WBC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두 번의 12승 4패라는 높은 승률을 기록했는데 특이하게도 일본 이외의 팀에는 아직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치른 역대 한일전 전적은 WBC와 프리미어12 포함 5승5패다.

부담은 크고 실리는 적은 야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기피하는 풍조가 강한 상황에서 칠순의 노 감독은 다시 한 번 무거운 짐을 기꺼이 끌어안았다. 어느덧 칠순에 접어든 김 감독 나이를 감안했을 때, 이번 WBC 사령탑이 국가대표팀에서의 마지막 기여가 될 가능성도 높다. 국민감독이 3번째 WBC 도전에서 우승을 통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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