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불붙는 신규 면세점 '과장광고'
기업들 특허권 따기 위해 과장 공약 내세워...현실성 있는 공약과 계약 내세운 기업들에 특허 줘야
"영업이익의 10%를 기부하는 상생 면세점이 되겠다"(두타면세점), "63빌딩과 한강과 여의도 지역의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해 여의도를 새로운 관광명소로 키우겠다"(한화갤러리아), "일본 도쿄의 아키아바라를 모델로 삼고 용산 전자상가가 IT·전자 관광의 중심지로 부활하도록 외국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펴겠다"(HDC신라면세점), "남대문 시장 활성화 및 한국은행 분수대를 '한국판 트레비 분수'로 만들겠다."(신세계디에프)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를 신규 취득했던 기업들이 면세점 특허를 따기 위해 남발했던 사회공헌 약속들의 일부이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운 공약 중 현재 제대로 지켜지고 있고 실천되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다음달 4일 입찰 마감되는 서울시내 면세점 티켓 3장(대기업 일반경쟁)을 놓고 이런 과장과 부풀리기가 또 다시 재현되는 분위기이다.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에 도전한다고 밝힌 기업은 호텔롯데(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 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에 도전하면서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매년 중국 관광객 200만명을 유치하겠다"(현대백화점), "한국 문화예술 관광 허브를 강남 일대에 조성하겠다"(신세계디에프) 등 내용만 봤을 때는 면세점 유치 하나로 우리라나가 관광 대국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면세업계에 오래 종사했던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이 내놓은 수치나 청사진들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먼저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 주요 여행사 17개사와 '한-중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중국인 관광객 200만명의 한국 방문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중국 현지 여행사와 패키지를 구성해 유치한 중국인 관광객이 173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200만명 얼마나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인지 알 수 있다. 국내 1위이자 세계 3위의 면세사업자인 롯데면세점도 달성하기 힘든 숫자를 면세점 노하우가 전혀 없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과연 첫 해부터 200만명이라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을까.
거기다 MOU는 법적 효력이 없어 해당 여행사들과 언제든지 계약 관계가 끊어질 수 있다.
신세계디에프 역시 신규 면세점 후보지로 반포 센트럴시티를 확정했다. 신세계디에프는 반포 센트럴시티를 후보지로 정하면서 최대 강점으로 '대중교통'을 꼽았다. 또 "고속버스터미널이 함께 위치해 있어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연결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어디에도 반포 센트럴시티 주변의 현 교통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포 센트럴시티는 백화점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으로 주변이 항상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곳이 아닌가. 이런 곳에 면세점을 유치하려고 하면 최소한 교통 대책 정도는 내놔야 하지 않는가.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기업들이 특허를 따기 이전에 내놓는 공약들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관세청이 특허를 취소하거나 반납하는 법적 조항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특허심사에서는 과장과 허위와 부풀리기 공약을 남발하는 기업들을 처음부터 걸러내야 한다고 본다.
이번 만큼은 부족하지만 현실성 있는 공약과 계획을 내놓는 기업, 특허를 취득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기업에게 신규 면세점 특허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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