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갈 곳 없는 돈, 은행·금융투자상품에 몰렸다
2016년 2분기 부보예금 1833조원...1분기 대비 2.4% 증가
저금리 기조에도 소비심리 위축 및 투자처 없어 예금 증가 지속
저금리 기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은행과 금융투자상품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현재 전체 부보예금은 1833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43조6000억원(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0조원(12.2%) 가량 증가한 수치로, 총 잔액은 지난 1년 간 2~3%대의 꾸준한 상승률을 나타냈다.
금융투자상품과 은행 등을 중심으로 한 부보예금 쏠림 현상은 올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6월 말 현재 은행업권 부보예금 잔액은 전 분기 대비 23조8000억원(2.2%)이 증가했고, 금융투자의 경우 12%(3조2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반면 보험과 저축은행의 경우 개인보험과 가계부문에서의 대출 활성화 등에 힘입어 예금 잔액이 꾸준히 증가했으나, 저축성보험 판매 하락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됐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구조조정의 여파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늘고 있는 데 대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자들이 금융상품 수익률에 민감해지면서 비보호금융상품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전신탁과 채권형 투자펀드, MMF에 대한 잔액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증가세 또한 지난 분기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권의 가계부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킴과 더불어 향후 경기회복 지연 시 신용도가 낮은 저축은행의 부실 증가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9월 말 현재 국내 부보금융회사는 지난 분기와 동일한 293개사로, 자산 100조원 이상의 대형사들의 자산(56.6%)과 부보예금(62.1%) 비중 모두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이 1조원 미만인 소형 부보금융사들의 경우 자산 대비 부보예금 비중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공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의 하락과 가계부채 증가, 이차역마진 등에 의한 수익성 하락 등이 예상되고 있다"며 "일부 자본적정성이 취약한 저축은행이나 생명보험사 등의 경우 건전성 규제 기준 강화에 따른 건전성 관리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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