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북 또 '조준타격' 위협...국내 정치불안상황 '떠보기'?


입력 2016.10.31 20:41 수정 2016.10.31 20:41        박진여 기자

북 "대북전광판 설치...보복할 것" vs 군 "단호·강력히 대응할 것"

전문가 "북, 국내 불안요인 떠보기...물리적 도발은 자제할 것"

북한이 최근 우리 군의 비무장지대(DMZ)내 대북 심리전 전광판 설치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며 ‘직접 조준타격’을 위협하고 나선 가운데, 불안한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북 "대북전광판 설치...보복할 것" vs 군 "단호·강력히 대응할 것"
전문가 "북, 국내 불안요인 떠보기...물리적 도발은 자제할 것"

북한이 최근 우리 군의 비무장지대(DMZ)내 대북 심리전 전광판 설치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며 ‘직접 조준타격’을 위협하고 나선 가운데, 불안한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과 관련 국내 불안요인을 떠보기 위한 심산으로, 어수선한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한 언사적 위협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결집하기 위해 실제 물리적 도발에는 당분간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내 대북·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남측이) 27일부터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안의 강원도 철원군 이길리 초소 부근에 높이 10m, 길이 18m인 대형전광판을 새로 설치하고 있다”며 “대북심리전용 전광판을 만들어놓고 우리 군대의 대응을 유발시킨 다음 그것을 구실로 군사적 도발을 합리화해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례질 것은 오직 하나 우리 군대의 직접 조준타격을 포함한 무자비한 보복대응뿐”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주장을 일축하며 강력한 응징을 경고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지역에 무엇을 설치하든 그것은 북한이 무모한 핵·미사일 도발을 했기 때문에 자초한 것”이라며 “북한이 실제 도발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 군이 철원군 DMZ 인근에서 진행하는 공사는 북한 주장처럼 전광판이 아니라 확성기 관련 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현 시기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며 언사적 위협을 하고 나선 것은 그간 민감하게 반응해온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키려는 목적에 더불어 국내 정국이 불안정한 틈을 타 혼란을 가중시키기 위한 대남심리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31일 본보에 “대북 확성기 방송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북한이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위기를 조성한 한편, 최근 불안한 국내 정국을 의식해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의도가 포함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언사적 위협을 통해 국내 반응을 살피는 가운데, 실제 물리적 도발은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면서 “국정혼란 속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부추기기 위해 심리적 도발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이날 본보에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대북 심리전을 도발의 고리로 삼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면서도 “현재 국내 정국의 혼란 속 북한이 국내 불안요인을 떠보기 위해 도발할 수도 있으나, 물리적 도발 시 그 화살이 북한으로 향할 수 있어 당분간 선전전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대북 확성기 방송 심리전에 대한 공포심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 됐다. 지난해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우리 군은 11년 만에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이후 북한은 조준 타격을 언급할 만큼 확성기 방송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심리전에 대한 북한의 위협수위가 커질수록 그만큼 위협적 전력임을 증명하는 셈”이라며 “외부 정보 통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 정권이 우리 측의 심리전 전력 강화 조짐을 확인하고 불안한 심리를 위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대북확성기 방송은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대북 심리전 수단 중 하나로, 지난해 8·25합의로 중단됐다가 올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라 재개됐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확성기 추가 도입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박진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