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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역자' 발언 추미애, 탄핵 정국서 '헛발질' 계속


입력 2016.11.26 10:23 수정 2016.11.26 10:24        조정한 기자

내달 결전 앞두고 '귀순자' 배척해 전략적 사고 빈곤

김부겸 "야당 지도자들, 언행에 신중해야" 일침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데일리안

내달 결전 앞두고 '귀순자' 배척해 전략적 사고 빈곤
민주당 내 "야당 지도자들, 언행에 신중해야" 지적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탄핵안 가결 정족수를 위해선 새누리당 의원들도 포섭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제발로 넘어오는 '귀순자'를 오히려 배척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내달 본회의 결전을 앞두고 전략적 사고의 빈곤이라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광주, 전남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공동 출정식 인사말'에서 전날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탄핵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박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라고 한, 부역자 집단의 당 대표를 지낸 분이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한다"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라며 "대통령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막기는커녕 비호해온 부역자 정당이다. 석고대죄부터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민주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박 대통령뿐 아니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온 터라 기조엔 변화가 없지만 공당의 당대표가 '부역자'라는 표현을 쓴 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부역자는 국가에 반역이 되는 일에 함께한 사람 등을 일컫는 말로 주로 '전쟁 부역자' '부역자 학살 등' 극단적인 상황에서 사용되고 있다.

탄핵안을 가결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야권에선 추 대표의 이러한 언행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탄핵안 가결을 위한 안정적인 의결 정족수 확보를 위해선 새누리당 의원 30여 명의 표가 필요한 상태지만 당 대표부터 지원군이 될지도 모르는 상대를 배척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적어도 공당의 대표라면 상대 당에 대한 표현에서는 단어를 골라 썼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친박(친 박근혜)에게 등을 돌린 김무성 전 대표를 감싸는 발언인만큼 '따뜻한' 말 한마디에 비박계가 탄핵 투표 찬반 입장을 달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25일 추 대표와 같은 당 대선 주자인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탄핵 가결을 위해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추 대표를 따깝게 질책했다.

김 의원은 "압도적 다수의 탄핵 가결이 중요한 상황에서 야당의 지도자들도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서 '부역자' 운운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탄핵 동참 의사를 '반성'으로 인정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과거에 연연할 때가 아니라 오로지 탄핵안 가결 하나만을 보고 가야 한다"며 "여야를 나뉘어 정쟁을 할 때가 아니다. 지금 야당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망설이는 친박계 의원들마저도 끌어들일 수 있는 광폭의 정치력이다"라고 강조했다.

전원위원회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 또한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전원위원회 성명서 명단에 당 분위기 때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꽤 있었다. 그들을 다 합하면 32명이 아니라 40명도 될 것이다"라며 "당 눈치를 보면서도 탄핵에 찬성하고 싶어 하는 의원들에게 손을 내밀지는 못할망정 '부역자'라고 말해버리면 누가 탄핵에 협조하겠나. 저렇게 말해 놓으니 나 또한 함께 하자고 말하기도 민망해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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