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중진 6인이 비대위원장 추천해도 넘을 산은 많다


입력 2016.11.28 16:46 수정 2016.11.28 16:48        고수정 기자

구속력 없는 비공식 기구…의총·최고위서 친박 반발 관측

비대위원장 후보 본인 의사도 불확실…'제안'에 그칠 가능성

새누리당내 친박과 비박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6인 중진협의체가 2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원유철, 김재경, 홍문종, 나경원, 주호영, 정우택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구속력 없는 비공식 기구…의총·최고위서 친박 반발 관측
비대위원장 후보 본인 의사도 불확실…'제안'에 그칠 가능성

새누리당의 중진 6인 협의체가 ‘최순실 정국’ 수습 방안에 한뜻을 모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고도 험하다. 6인 협의체가 공식 기구는 아니라는 점에서다.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이들의 합의는 ‘제안’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친박계 지도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정우택·홍문종·원유철 의원, 비박계 나경원·주호영·김재경 의원 등 6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는 비박계 3인이 추천한 3인 중 1명으로 압축해 추후 의원총회에 추인키로 했다. 1명은 오는 30일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비대위원장에게 비대위 구성의 전권을 부여하고, 당헌·당규 상 당 대표가 갖는 모든 권한을 일임하기로 했다.

그동안 6인 협의체에서 거론된 인사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인명진 목사, 조순형 전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으로 30일 비박계가 추려올 명단은 이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인 목사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비박계는 유 전 원내대표와 김 전 국회의장 등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박계 3인 중 한 의원은 본보와 통화에서 “비박계가 그동안 거론돼왔던 인사를 내세울지 새로운 인물을 추천할지는 모른다. 아직은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6인이 비대위원장 후보를 선출하더라도 관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의총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친박계가 당 절반 이상을 장악한 만큼 반발의 소지가 충분하다. 사실상 친박계가 비박계에게 ‘당 대표 권한’을 양보한 셈으로 받아들여지면서다. 비주류가 추천한 인물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비박계가 그를 통해 전권을 휘두를 것이라는 게 친박계의 지적이다. 지난 4·13 총선 이후 친박계의 추천으로 비대위원장에 오른 김희옥 전 공직자윤리위원장도 ‘친박계의 허수아비’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또한 친박계 내부에서는 비박계가 비대위원장과 함께 원내대표 자리도 차지하려는 속셈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박계에 가 있는 의원들의 여러 의견이 상당히 정치적인 역점이 들어가 있다”며 “거기 이야기를 들어보니 원내대표는 특정인 누구를 추대해 달라는 이런 이야기까지 있더라”라고 지적했다. 당 일각에서는 6인 협의체에 참여하는 비박계 3명 중 1명이 원내대표 직을 원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같은 직을 원하는 다른 비박계 의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설(說)이 제기됐다.

비박계 측 관계자는 본보에 “의총도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6인 협의체에 친박 중진 3인이 참여하고 있다 한들, 이들이 친박 혹은 전체 의원을 대표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비박계의 추천 인물에 친박계가 동의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6인 협의체는 ‘보여주기 식’ 회의이자, 자기 정치를 위한 장”이라며 “당내에서 6인 협의체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의총이라는 산을 넘더라도 당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남아있다. 하지만 최고위는 친박계로 꾸려져 있어 ‘비박계 추천 비대위원장 안’의 통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당장 지도부는 다음 달 21일 사퇴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6인 협의체의 결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여러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생각”이라면서도 “거기(6인 협의체)에서 추천했으니 무조건 받으라고 하는 부분은 나머지 초재선 의원을 포함한 당의 구성원, 그리고 의원 외에 평생을 두고 당비를 내가며 당과 보수 가치를 지키는 수십만 당원이 있는데 가능하겠느냐”고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또 “비주류에서 얼마든지 좋은 사람 추천할 수 있지만 주류-비주류 나눠서 기정사실화하면 화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장우 최고위원도 “비주류 3인이 추천한다고 하는 것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며 “지금 당내에 중진 전체 포함한 초·재선 협의체도 다 있고, 그런 의견들을 최고위에서 다양하게 듣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당 대표와 최고위의 로드맵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중진 6인 중 비박계는 지도부의 이 같은 반응을 예상, ‘최고위 의결’을 보장한다는 친박계 3인의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이날 협의체 논의를 끝낸 후 브리핑에서 “진지한 논의 끝에 최고위가 (비대위원장 안을) 받지 않는 거에 논의가 있었다”면서 “친박계를 대변한 분들이 이를 보장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그걸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산도 남아 있다. 의총과 최고위를 모두 수월하게 통과한다 하더라도 비대위원장 후보 본인의 의사를 타진해야 한다. 현재까지 6인 협의체에서 거론된 일부 인사들은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다.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인 목사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새누리당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맡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나를 또 제물로 바치려는 거냐”고 불쾌함을 표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