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판매점 신분증 스캐너 도입…‘실효성 없는 규제’ 비판
개인정보 유출, 대포폰 생성 차단 목적이라지만…
골목 판매점 규제감독 강화, 명의도용 책임 떠넘기기 우려
전국의 모든 이동통신 대리점 및 판매점이 1일부터 단말기 개통 작업 시 '신분증 스캐너'를 의무적 도입·시행에 돌입했다. 하지만 중소 유통업자들은 실효성 없는 탁상머리 규제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이날 일선 대리점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고, 신분증 위 변조를 통한 ‘대포폰’의 생성 등을 차단한다는 취지로 신분증 스캐너 인증 제도를 전면 도입했다.
신분증 스캐너는 은행에서 사용되는 전산 스캐너와 유사한 형태로 신분증의 위조 여부를 판단한 뒤 신분증에 적힌 개인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이동통신사 서버로 전송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신분증 스캐너의 실효성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캐너 장비의 판별 능력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대포폰 생성을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등에 따르면 신분증 스캐너는 정상적인 신분증도 인증을 못 하거나, 혹은 복사본도 인식이 이루어져 가입절차가 진행되는 오류가 속속 제보되고 있다. 요금할인 여부와 직결되는 장애인 신분증, 복지카드 등은 처음부터 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아울러 분실 신분증을 도용하거나 노숙자 등 취약 계층으로부터 구입한 신분증을 이용하는 등 조직적으로 대포폰을 생성하는 조직에는 근본적인 차단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텔레마케팅, 다단계 등 비대면 판매에서는 신분증 스캐너 대신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어플리케이션 방식은 신분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작 감시가 강화돼야 할 유통 채널이 불법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KMDA는 “신분증 스캐너가 골목 판매점에 대한 규제감독 강화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명의도용의 책임을 유통점으로 떠넘기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신분증 스캐너를 운영하는 서울 강서구 위치한 삼성전자 판매점에서 "스캐너 고장 등 예외적인 상황 발생 시 기존에 사용하던 스캐너도 병행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해당 상황은 별도 신고를 받는 등 불편을 최소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신분증 스캐너 미사용에 따른 판매 장려금 차감 정책도 이뤄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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