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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현충원 참배, 그 이유는?


입력 2017.01.14 09:21 수정 2017.01.14 09:23        고수정 기자

'통합·갈등 치유' 상징성에 정치적 큰 일 첫 걸음으로 여겨져

반기문도 "대한민국 도약 위해 최선" 참배 후 본격 대권 행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씨가 13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헌화 분향하며 참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장병께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

정치인에게 현충원 참배는 중요한 상징성을 띄고 있다. 민족 안위와 안보, 통합과 갈등 치유의 공간이라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대통령은 물론 정당의 지도부, 대권 주자들의 첫 행보 모두 여기에서 출발한다.

올해 첫 날에도 주요 정치인들이 현충원을 참배했다. 이들은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넋을 기리며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심기일전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방명록에 “정유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희망과 도전을 통해 대한민국이 재도약하고,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남겼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민주·평화·복지의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여야의 지도부도 모두 현충원을 찾아 ‘새로운 미래’를 약속했다.

‘외교인’에서 ‘정치인’으로 본격 탈바꿈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마찬가지다. 12일 귀국한 반 전 총장은 다음 날 바로 현충원을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서 “지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세계 평화와 안전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했다”며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정 전직 대통령 묘소만 참배하는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달리 현충원에 안장된 역대 모든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현충원의 상징성인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 전 총장은 ‘아웅산 테러’ 희생자 묘역, 애국지사 묘역, 6.25참전용사 묘역, 월남전 참전용사 묘역,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묘역 등을 차례로 찾았다.

반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현충원 참배 이유에 대해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용사, 무명용사, 애국지사, 또 전직 대통령들, 우리 사회 각계 지도자들, 그분들의 아주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번영과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일성으로 ‘정치 교체’를 내세운 반 전 총장은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뛰어들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씨가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탑에서 참배를 마친 후 작성한 방명록. 반 총장은 이날 방명록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장병께 깊이 머리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지난 10년간 UN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와 인권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굽어 살피소서' 라는 글을 남겼다. ⓒ데일리안

다른 잠룡들도 반 전 총장처럼 대권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에 앞서 참배했다. 민주당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새해 첫 날 ‘2017년 민주정부 3기 창출’이라고 적힌 떡을 자른 뒤 현충원을 참배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충남 홍성군 보훈공원 현충탑을,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수원 현충탑을 참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정치인들이 거사를 앞두거나, 계기가 있는 경우 현충원 참배를 하는 건 현충원이 ‘대한민국 정체성’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 평론가는 “현충원은 단순한 묘지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분들이 안장돼 있는 곳”이라며 “대한민국 정체성과 가장 직결돼 있는 가장 상징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중요한 행사를 시작할 때, 어떠한 계기가 있을 때 현충원 참배를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이러한 상징성을 업고 다짐하고 발돋움하는 계기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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