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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수입해도 '달걀 대란'은 진행형…설 사재기 극성


입력 2017.01.16 10:00 수정 2017.02.08 10:16        김유연 기자

대형마트, 한판 달걀 대신 15개·10개입만 판매

달걀없이 전 부칠 수 있는 대체식품도 등장

서울 구로동 이마트 신선코너 모습. ⓒ데일리안 김유연 기자

대형마트, 한판 달걀 대신 15개·10개입만 판매
달걀없이 전 부칠 수 있는 대체식품도 등장

수입 달걀 효과는 느껴지지 않았다. 민족 최대 명절 설을 열흘 앞두고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고충은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행여 가격이 더 뛸 수 있다는 불안감에 주부들의 사재기 심리는 여전했다.

지난 주말 오후 서울 구로동의 이마트를 찾은 주부들은 터무니없이 오른 농수산물을 비롯해 가공식품과 사상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치솟은 달걀 가격을 확인하고 기함했다.

AI여파로 대형마트에서 파는 30개입 한판 달걀은 이미 행적을 감췄다. 15개입과 10개입, 12개입 달걀도 없어서 못팔 지경이었다. 15개입 기준 대란은 4980원, 왕란은 5480원, 유정란은 6580원 등 이미 5000원을 넘어섰다. 특히 설 연휴를 전후해 '달걀 대란'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어 미리 사두는 주부들도 많았다.

매대에 달걀을 채우던 직원은 "고객님, 이번 주말이 지나면 (10개입) 달걀도 5000원까지 오를 수 있으니 저렴할 때 사두세요. 유통기한도 한달이니 설까지는 두셨다가 사용하실 수 있어요"라고 구매를 부추겼다.

고객들이 서울 구로동 이마트 신선코너에서 달걀을 고르고 있다. ⓒ데일리안 김유연 기자

직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신선코너 앞은 달걀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달걀값을 비교하며 한참을 고민하던 주부 한모 씨(52)는 "차례상에 올릴 전을 부쳐야 해서 달걀이 꼭 필요한데 안 살 수도 없고 유통기한이 가장 긴 걸로 사둬야겠다"며 달걀을 카트에 담았다.

달걀값이 폭등하자 달걀없이 전을 부칠 수 있는 대체식품들도 줄줄이 등장했다.

신선코너 옆에는 순두부를 이용한 두부전, 녹두를 이용한 녹두전, 메밀을 이용한 메밀전 등 달걀 대체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판매 직원은 "달걀 없이도 전을 부쳐도 원재료의 고소한 맛이 가미돼 가격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설을 앞두고 껑충 뛰어오른 물가에 소비자들은 차례상 차릴 장 보는 게 무섭다고 토로했다.

콩나물 400g은 2200원, 무값은 1개에 평균 1990원, 감자 1kg의 가격은 지난주보다 50% 가량 올라 4500원에 달한다. 채소와 식용유, 축산물까지 가격이 안 오른 게 없을 정도다.

세일 콩나물을 고르던 주부 이모 씨(48)는 "물가가 안 오른 게 없다"면서 "그렇다고 굶을 수도 없고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게 된다"고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한편 수입해온 미국산 계란은 이번 주말부터 전국 롯데마트 유통망을 통해 시중에 풀린다. 미국산 계란은 특란 크기의 30개들이 한 판으로 포장해 마진 없이 899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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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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