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타트]채권값 하락 압력↑…회사채 조기발행 러시
당선 소식 전해지자마자 채권금리 '고공행진'…가격 '뚝'
회사채 발행 '하루라도 빨리'…트럼프 취임 전후로 '눈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개막에 채권 시장은 패닉 상태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이미 국내 채권금리는 빠르게 올랐고, 그 만큼 채권 가격은 추락했다. 기업들은 조금이라도 제값을 받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금리는 연 2.117%로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지난해 11월 10일 1.884% 대비 0.233%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금리 역시 3년물(1.655%)과 5년물(1.845%), 10년물(2.129%) 모두 같은 기간 0.2~0.3%포인트 가량 올랐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지출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금리를 전격 인상하고 추가 상승 가능성까지 열어 두면서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팔아 치우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 12조3000억원을 순유출했다.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국내 채권 가치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우리나라도 압박을 받으면서 이를 부추길 것이란 해석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국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금리인상 소수의견 출현이 불가피해 보이며,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국면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채권금리 상승에 대비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국내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채권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회사채를 발행, 한 푼의 자금이라도 더 수혈하려는 분위기다.
최근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은 LG유플러스와 한화케미칼, 현대제철, 파라다이스, 롯데쇼핑, 대상, 한솔케미칼, 이마트 등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마친 LG유플러스는 오는 25일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같은 날 한화케미칼도 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번달 24일에는 현대제철과 파라다이스가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롯데쇼핑과 대상은 오는 23일 각각 2500억원, 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솔케미칼은 이미 지난 17일에 500억원을, 이마트도 이번달 10일 4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많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염두하고 있고 다음달 까지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관련된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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