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폭락'→'고착화'…안철수 지지율 분석해보니
총선 기세 타고 '폭등', '리베이트', '반기문' 등으로 '폭락'
'문재인 대세론' 속 지지율 '고착화'…가능성은 '확장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치판에 전해오는 금언 중 제일(第一)을 꼽으라면 무엇일까? 아마 '정치는 생물이다'일 것이다. 생물(生物)이 복잡한 구조 가운데 생존하고 움직이듯, 정치 역시 그러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반년의 대권주자 지지율 변화를 봤을 때 눈에 띄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4·13 총선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해오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매우 근소한 차이로 따라붙으며 지지율 폭등을 보였으나 이후 '총선리베이트 사건'등으로 폭락했고, 이후 10% 이하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지지율 고착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총선 기세 타고 '폭등'
'리베이트', '반기문' 등으로 '폭락'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극적인 상승을 보인 것은 총선 직후 조사 였다. 안 전 대표는 총선 직후인 지난해 4월14일 하루간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시행한 조사에서 직전조사에 비해 6.2%p가 상승한 17.1%로 폭등했다. 같은 기간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14.7%→7.6%)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14%→7.1%)은 지지율이 '두 동강' 났으며 문재인 전 대표도 22.1%에서 28.1%로 6%p 상승했다.
명백한 총선 결과에 따른 변화였다. 유권자들이 원내1당으로 올라선 민주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하며 원내3당으로 자리매김한 국민의당에 열광하며 지지를 보냈다. 특히 '분열은 필패'라던 야권의 공식을 깬 안 전 대표에게 놀라운 지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곧이어 '총선리베이트 의혹' 사건이 터졌다. 안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선숙 의원이 총선 당시 당의 사무총장으로 의혹의 중심에 섰다. 박 의원과 함께 당 금전을 도맡았던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구속수감되자 안 전 대표는 당대표직을 사퇴했다. '의혹'은 사실이 아니지만 논란을 일으킨 '책임을 지겠다'는 말과 함께였다. 안 전 대표의 사퇴로 지지율은 급락했다. 세간에는 '안 전 대표도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고 급기야 지지율이 10% 언저리로 하락했다.
초복 더위가 시작할 무렵부터 10% 이하로 떨어진 지지율은 도무지 10% 위로 올라오질 못했다. 당이 박지원 비대위원장 체제로 잘 수습되어갔지만, 내부가 봉합되자 외부 악재가 터졌다. 바로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주자 부상이다.
반 전 총장과 안 전 대표는 서로의 지지율을 뺏고 뺏기며 상호작용했다. 그러나 4·13 총선 이후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었던 여권 지지층을 공략해 문 전 대표와 1대 1구도를 만들 기회가 있었던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이를 그대로 헌납하며 중위권 주자로 주저앉았다.
'촛불집회' 바람이 불기 시작한 11월엔 영원히 3위일 것 같았던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한 차례 더 추락하며 4위로 추락했다. '촛불집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지지율 반등을 꾀했지만 이재명 시장이 '사이다 발언'을 이어가며 10%p 가까이 급상승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탄핵소추안 표결 가결을 위한 당의 전략적인 선택 탓에 오히려 '탄핵을 반대한다'는 루머에 시달리며 한때 자기 최고지지율의 3분의 1수준인 6%대까지 추락했다.
6%대 3위, 그러나 아직…
그러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안 전 대표에게 아직 '반등의 기회는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눈덩이효과(Snowball effect)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진보와 보수 사이 '중도'라는 포지션을 취한 안 전 대표의 '확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독주 중인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30%대로 안정적이지만 확장성이 약하다는 점도 안 전 대표에게 기회요인으로 손꼽힌다. 반기문, 이재명, 손학규 등 주요 주자 지지층의 상당수가 안 전 대표의 지지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이합집산과 흡수시기에 따라 안 전 대표가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여지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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