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중의 실세' 북한 보위상 김원홍 해임됐다
통일부 "조직지도부, 보위성에 강도 높은 조사 진행 중"
핵심엘리트 해임에 간부 동요…체제 불안정성 가중 전망
통일부 "조직지도부, 보위성에 강도 높은 조사 진행 중"
핵심엘리트 해임에 간부 동요…체제 불안정성 가중 전망
북한의 실세로 통했던 김원홍 북한 국가보위상의 해임이 확인됐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월 중순경에 북한 국가보위상 김원홍이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별 4개)에서 소장(별 1개)으로 강등된 이후에 해임됐다"며 "현재는 당 조직지도부가 김원홍과 보위성에 대해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처벌 수위와 대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원홍의 해임 배경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보위성이 조사 과정에서 자행한 고문 등 인권유린과 함께 월권과 부정부패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도부 간의 알력과 김정은을 둘러싼 갈등문제는 여러 추측 중의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핵심 측근이자 공포정치를 뒷받침해왔던 김원홍을 해임함으로써 간부층의 동요가 심화되고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도 약화되는 등 체제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며 "핵심 측근을 숙청하는 것이 혼란과 직결되는 것에 의문은 있지만, 어쨌든 북한 지도부와 핵심 엘리트 사회 내부의 공포심이 작용하기 때문에 내부를 해치는 데는 일정한 영향이 있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내 일부 언론은 대북 소식통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원홍이 보위상에서 해임되고 계급도 강등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가보위상은 우리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정보수사기구의 수장이다. 특히 김원홍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파워 엘리트 숙청에 앞장선 인물로 알려져 있어 그동안 정부 당국자와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의 실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통일부가 발간한 '2017 북한 주요인사 인물정보'에 따르면 김원홍은 우리 기무사령관 격인 보위사령관을 지내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2009년 초 인민군 대장 계급을 받았다. 이후 2011년에는 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 2012년에는 국가안전보위부장(현 국가안전보위상)에 임명됐다.
지난해 5월 36년 만에 열린 제7차 당대회를 통해 확인된 그의 당내 직책은 중앙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이며, 지난해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개편된 국무위원회 위원 8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원홍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 된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의 바로 옆에 앉아 최측근임을 과시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고위 간부들이 잦은 교체와 강등을 겪은 데 비해 그는 직책의 변화가 없이 줄곧 부동의 권력을 유지해 김정은 공안통치의 핵심으로 불렸다.
김원홍은 지난 1월 1일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당시 북한 매체를 통해 모습이 공개된 이후 언급되지 않고 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김원홍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보위성 부상급을 비롯한 다수의 간부들이 처형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김정은이 핵심 측근이면서 공포정치를 뒷받침한 김원홍을 토사구팽한 것은 공포통치와 주민생활고 가중으로 민심 이반이 심화되자 김원홍과 보위성에 책임을 전가해 주민 불만을 달래고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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