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ING생명 사장 '2기 리더십' 순항할까
임기 초·중반 실적 쾌속질주…지난해 영업익 하락으로 '제동'
각종 수익지표 우하향 곡선 속 올해 상장 여부가 분수령될 듯
연임에 성공한 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개운찮은 뒷맛을 남긴 '1기 성적표'를 되돌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임 기간 ING생명의 실적이 용두사미의 모양새를 띤 가운데서도 다시 한번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얻어서다. 당장 올해 관철을 목표로 하는 주식시장 상장이 대주주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6일 ING생명에 따르면 이 회사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3일 정 사장의 재선임을 공식 결정했다. 정 사장은 2014년 2월부터 ING생명의 사장직을 맡아왔다.
정 사장 지난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ING생명의 성적은 갑작스레 추락하기 시작했다. 정 사장이 선장이 된 후 1~2년차까지만 해도 분명 눈에 띌 만한 성장세를 보인 점과 비교하면, 막판 동력을 잃는 분위기였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생명보험사 요약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ING생명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3%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80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9.4% 줄었다.
지난해 837억원의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내주면서 실적을 깎아먹은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영업이익 감소액이 943억원으로 자살보험금 지급 액수보다 100억원 이상 많다는 점에 비춰보면 실적 성장세가 꺾인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ING생명의 수익성이 나빠진 가장 큰 배경은 수익의 기본인 보험 실적이 반 토막 날 정도로 떨어졌다는데 있다. 투자 성적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보험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기간 ING생명의 보험손익은 1조1891억원에서 5841억원으로 50.9% 급감했다. 투자손익은 6173억원에서 6315억원으로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모습은 정 사장의 임기 초·중반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정 사장이 사장이 된 2014년, 3003억원이었던 ING생명의 영업이익은 다음해 4079억원으로 35.8%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235억원에서 3048억원으로 36.4%나 증가했다.
세부 경영 지표를 들여다보면 이런 상황은 더욱 명확해진다. 정 사장이 입성하기 직전인 2013년 말 6.27%였던 ING생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40%로 0.87%포인트 하락했다. 정 사장이 들어오기 전까지 ING생명은 1만원의 수익 중 627원을 손에 쥐었지만, 지금은 그 액수가 540원까지 쪼그라들었다는 의미다.
자산운용 효율이 악화됐다는 점도 정 사장에게는 뼈아픈 부분이다. ING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같은 기간 4.79%에서 3.75%로 1.04%포인트 떨어졌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들의 자산 활용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투자에 따른 영업이익을 운용자산으로 나눠 계산한다. 전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1.06%에서 0.79%로 0.27%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정 사장이 새롭게 맞이하는 임기 내 첫 과제는 ING생명의 주식 시장 상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ING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끝내 불발되면서, 대신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해 왔다. ING생명은 이번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오는 5월 중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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