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위로 떠오른 ‘오너 리스크’…삼성그룹株 휘청
190만원 지지선 방어에 투자자들 몰려
그룹 핵심부서와 경영구조에 따른 외인 투자금 회수
“단기적인 추가 하락은 불가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급제동에 걸렸다. 박용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로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삼성 그룹주가 출렁이고 있다.
최근 급락한 삼성전자는 회복세를 띠고 있으나 190만원 지지선을 지키기 위한 투자자들의 방어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는 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1만5000원(0.80%) 오른 19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관련 그룹주인 삼성전기(4.06%)·삼성물산(0.46%)·제일기획(0.26%)은 상승한 반면 삼성화재(-5.12%)·삼성SDI(-3.54%)·삼성바이오로직스(-0.93%) 등은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업황 및 실적 모멘텀, 주주가치제고 강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1월26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한때 200만원까지 치솟은 뒤 18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도 매도세를 이어갔다.
최근 주가 부진은 원화 강세를 비롯해 미래전략실 해체 선언과 지주회사로의 전환 등 불확실성 증대가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재청구되며 이날 장 초반만 해도 약세 흐름을 보이다가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특검은 전날 오후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시장에선 ‘오너 리스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삼성그룹 핵심 부서인 미래전략실 해체와 경영구조 관련 악재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 실장은 “‘오너리스크’와 기업활동 위축은 이미 지난해부터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특검 소환에 따른 단기적인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외국인들이 매도 물량을 내놓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특히 이는 국내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신뢰’와 연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정경유착과 관련된 부분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긍정적인 방향성으로 개선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과는 별개로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불확실한 경영구조, 상법개정 등이 상승 흐름을 깬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봤을 때 삼성 그룹전반에 주가 하락은 불가피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선 이익 모멘텀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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