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발 '개혁 입법' 추진에 바른정당 '캐스팅 보트' 쥐나?
패스트트랙 활용 위해선 바른정당 찬성 필요
민주당 측 "바른정당 전향적 입장 긍정적으로 봐"
더불어민주당이 개혁 입법 처리를 위한 대여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필요시 '패스트트랙(쟁점법안 신속처리)' 절차를 활용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일명 '국회선진화법'에 규정돼 있는 패스트트랙 절차가 개시되면 32석을 확보한 바른정당이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주당은 개혁 입법 처리를 위해 원내교섭단체 4당 간 합의를 시도했지만 자유한국당이 환경노동위원회 공청회 문제로 상임위원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어 난관에 부닥쳤다. 게다가 한국당은 개혁입법을 '대선용 정치 악법'이라고 규정하는 등 야권과 공감대가 없어 향후 논의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면 최장 330일 뒤에 본회의에 자동 상정 가능)조항을 활용, 개혁 법안을 처리하려면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수는 민주당 121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바른정당 32석이며 자유한국당 94석, 무소속이 8석이다. 바른정당을 제외한 야권과 무소속 의원들을 모두 합치더라도 173석에 불과해 5분의 3인 180석에 7석 모자란다. 바른정당이 가세해야 180석을 넘길 수 있다.
상임위 별 각당 의석수도 대체로 전체 의석수 비율에 따라 배정돼 있기 때문에 바른정당이 야권 입장에 동조해야 신속처리안건 지정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민감한 법안들이 많이 계류 중인 정무위(재적의원 24명)의 경우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위해선 15석이 필요하나 민주당 10석, 국민의당 3석, 정의당 1석을 모두 합쳐도 14석에 불과하다. 바른정당(4석)이 동조해야 지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바른정당 입장에선 '캐스팅 보트'를 쥐고 당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바른정당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1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개혁 입법 논의 과정을 보면 바른정당은 자기 입장이 있고 전향적인 부분들이 많이 보이는데 한국당의 경우엔 법안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고 개혁 입법에 대한 의지도 없는 상태다"라며 "심지어 과거 19대 국회 때 발의됐던 법안을 다시 논의테이블에까지 올리고 환노위 특정 상임위 건을 빌미로 국회 전체를 보이콧하는 반의회적인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단 2월 국회가 열려 있으니 각 상임위 차원이나 수석간 회동을 통해 협상을 해서 타결 방향을 논의하겠지만 그게 안 될 경우 패스트 트랙 안건을 선정하는 흐름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바른정당은 박 대통령 국정 농단, 적폐 청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미세한 부분에선 입장 차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개혁입법이라는 큰 국민적 화두 앞에선 바른정당도 (동의)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이 새로운 개혁 입법안을 내놓을 수도 있고 또 여기에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도 없으니 바른정당과 협력을 기대할만하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다만,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법안 별로 의견이 갈린다는 게 변수다. 바른정당은 개혁 입법 과제 중 가장 시급한 것으로 꼽히는 특검법 개정안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등에 대해선 반대 입장도 존재한다.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검증되지 않은 경제민주화 법안은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예를 들어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과연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가지고 있어서 삼성 사태가 벌어졌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경제민주화를 해서 실제로 해당 부분의 경제가 좋아지고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하겠지만 경제 정책의 효과가 증명되지 않으면 미치는 파장은 어마어마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위 경제민주화 광풍에 넘어가면 안 된다"며 "정치적 사안은 사안대로 경제적 사안은 사안대로 주도 면밀하게 법안에 대한 타당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1월 말 정치·검찰·언론·재벌 등 4개 분야 22개 개혁입법을 발표했으며 민주당을 포함한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개혁 입법' 과제로 상법(경제 민주화법), 방송법, 특검법, 최저임금법을 우선순위에 두고 처리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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