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타이어 인수 눈앞…‘9600억 조달’ 어떻게?
박삼구 회장, SPC 설립으로 개인 자금 확보 가능
업계, 더블스타 인수 시 국부 유출 우려 증폭
박삼구 회장, SPC 설립으로 개인 자금 확보 가능
업계, 더블스타 인수 시 국부 유출 우려 증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밝히는 것이 기정 사실화된 상황에서 9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매각금액을 9549억8100만원으로 최종 확정하고 지난 10일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안건을 가결했다. 채권단은 오는 13일 더블스타와 SPA를 체결하고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타진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의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4월8일 이전)에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밝혀야 한다.
◆ 인수 해법 찾은 박삼구, 특수목적법인 설립 완료
박 회장은 최근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해법을 찾은 모습이다.
11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달 22일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인베스트에 대한 법인등기를 완료했다. 발행주식수는 2만 주이며 자본금 1억원은 개인자격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SPC 설립을 언제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미 해놨다”고 답한 바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과의 약정에 따라 박 회장 개인이 세운 SPC를 통해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로부터 끌어오는 돈은 개인 자금으로 인정된다.
박 회장은 인수전에 함께 참여할 SI와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나 결정된 것은 없으며 관련 절차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중 사드보복 따른 반중정서 확산…인수 긍정적 영향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박 회장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대결로 압축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반중정서 변수가 인수전에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넘어갈 경우 국부 유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간접적으로나마 박 회장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금호타이어가 중국업체로 넘어갈 경우 기술 먹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최근 중국의 사드보복이 강화돼 반중정서가 확대되고 있어 국내 2위 타이어업체가 중국에 인수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더블스타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끝까지 경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더블스타의 인수자금 대부분은 빚으로 충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블스타의 자산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5조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의 4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연매출도 약 2000억원에 불과하다.
한편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는 2004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첨단기술을 유출했던 사례가 있다. SAIC는 2009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쌍용차를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빚는 등 투자 없이 기술만 유출됐다는 지적이다.
하이닉스 LCD사업부(하이디스) 역시 2002년 중국 BOE로 넘어간 뒤 4000여건이 넘는 기술을 모두 빼앗기는 등 4년 만에 부도 처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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