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날아간 공한증, 날아갈 월드컵?
중국축구, 한국 상대로 유일한 승리와 골 '공한증 무색'
A조 꼴찌 중국에 지고도 우즈벡 패배로 일단 2위 수성
중국 축구에서 '공한증(恐韓症)'은 날아갔다.
한국은 23일 중국 창사 허룽스타디움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과의 6차전에서 무색무취한 경기 끝에 0-1 완패했다. 전반 34분 코너킥 상황에서 중국 위다바오의 날카로운 헤더 한 방에 무릎을 꿇었다. FIFA랭킹 40위 한국 축구대표팀이 86위 중국에 손을 든 것이다.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는 한중전 역대 두 번째 패배의 치욕을 당한 감독으로 남게 됐다(한국 중국 축구 역대전적 18승12무2패). 창사 참사다. 2010년 2월 동아시안컵(0-3) 이후 7년 만의 패배다. 월드컵 예선에서는 최초다.
중국은 최종예선 5경기 2골에 그쳤다. 그 2골은 지난해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서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골이 또 한국전에서 나왔다. 이란-우즈베키스탄 등을 상대로 터뜨리지 못한 골이 한국전에서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세 번이나 터졌다.
2무3패(승점2)로 단 한 번의 승리가 없던 중국 축구는 한국을 맞이해 최종예선 첫 승리까지 거뒀다. 신임 리피 감독도 지난해 카타르전에서는 0-0 무승부에 그쳤지만, 이날은 짜릿한 1-0 승리를 거두고 선수들과 기쁨을 나눴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무색한 순간이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A조 꼴찌에 진 한국은 A조에서 3승1무2패로 조 2위 자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승점1 차이로 조 3위에 있던 우즈베키스탄이 중립경기로 치른 시리아와의 6차전에서 0-1 패배를 당해 조 2위 자리는 지켰다. 시리아에 고마워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이 제시했던 승점22에 도달하려면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오는 28일 홈에서 열리는 시리아전은 물론 카타르(6월13일), 우즈베키스탄(9월5일)과의 원정경기, 이란과의 홈경기(8월31일) 모두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 중국전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승점 따내기도 버거워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남은 4경기에서 해법을 찾겠다. 자력 진출은 아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중국전 결과가 아닌 내용을 보더라도 그 말의 신뢰도는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
반면 경기장을 가득 메운 3만여 중국 관중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은 기사회생하며 본선 진출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마르첼로 리피(69) 감독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중국은 확실히 공한증을 극복했다. 결국, 리피 감독과 슈틸리케 감독의 차이가 만든 결과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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