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패권, 어떠한 이견·다양성 용납 않는 탈레반
아킬레스건 대북관과 안보의식에 대한 의구심
친문패권, 어떠한 이견·다양성 용납 않는 탈레반
아킬레스건 대북관과 안보의식에 대한 의구심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두번째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 출마선언문의 키워드는 국민과 상식, 정의 그리고 법과 원칙이었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언행과 정치노선과는 괴리가 느껴지는 출마의 변이다.
먼저, 그가 말한 국민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문 후보의 그간 언행은 그가 모셨던 주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명백히 국민들을 편 갈랐다. "보수를 불태워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생각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국민을 적폐라 낙인찍고 청산과 타도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기세다.
또한 그는 끊임없이 분노를 부추겼다. 같은 당 안희정 후보의 지적 대로 지도자의 분노는 피바람을 일으킨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 지도자로서는 너무 위험한 자세다.
언론에 대한 적개심
그가 출마선언에 언급한 상식과 정의도 지극히 자의적이다. 먼저 언론에 대한 그의 인식이 그렇다. 최근 MBC에 대해 그가 보여준 적대감은 그가 어떠한 다양성도 인정치 않고 우리 사회를 전체주의로 이끌 것이란 우려를 낳게한다.
사실 현재의 언론 지형은 좌측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그럼에도 그 많은 언론 중 나름 균형을 잡으려는 방송사에 대해 후보 토론회 석상에서 "심각하게 무너졌다"면서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낸 것은 상식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못하다.
5천여 개 학교들 중 단 한 개 학교가 국정교과서를 선택한 것도 못 참는 전교조를 닮았다. 게다가 과거 참여정부의 폐쇄적이고 고압적이었던 언론정책에 대해선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식으로 얼버무리며 질문조차 차단한다.
이번 민주당 경선과정에 불거져 나온 문제들에 대한 그의 대응 역시 정의와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의 대관식에 재 뿌리지 말라는 오만한 자세
이번 민주당 경선은 당원뿐 아니라 2백만명의 일반 국민들도 참여한 국민 경선이다. 그런 경선 과정에 대학생 동원의혹과 정보 유출 등 공정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가 불거졌다, 그러나 그는 "축제 분위기를 망치면 안된다"며 덮자고 한다. 이는 자신의 대관식에 재 뿌리지 말라는 오만한 자세다. 매섭고 혹독한 잣대로 정부와 대통령을 비판할 때와는 완전 딴 판이다.
문재인이 말하는 '법과 원칙' 역시 이중잣대고 고무줄이다. 헌재에서 탄핵안을 심리 중일 때 그는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뿐이라며 공공연히 불복의사를 밝혔다. 원내 제1당의 지지율 1위 대선 후보가 '광장의 폭동'을 입에 올린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무책임의 극치다.
히틀러는 "공식적인 약속은 그것이 나에게 유리할 때만 유효하다"라고 했다. 문재인이 말하는 국민과 상식, 정의 그리고 법과 원칙은 그에게 유리할 때만 유효한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다.
문재인은 지난 대선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통령을 능가하는 살아있는 권력이었다. 1932년 독일 대통령선거에서 히틀러가 힌덴부르크에게 패배했지만, 총선에서 나치당이 원내 제1당이 되면서 대통령 이상의 권력을 향유하던 상황과 비슷하다.
친문패권은 어떠한 이견이나 다양성을 용납하지 않는 탈레반
히틀러가 나치당의 돌격대(SA), 친위대(SS)를 앞세워 권력을 행사했다면, 제왕적 대통령 후보 문재인의 권력은 386운동권이 주축인 친문 패권주의에 의해 뒷받침되어 왔다. 친문패권은 어떠한 이견이나 다양성을 용납하지 않는 탈레반이다. 반대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문자 폭탄 공격이 그 예다.
자신에게는 무한히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지극히 엄격한 것이 친문패권의 실체고, 그 중심에 문재인이 있다. 오죽하면 같은 당 안희정이 "질릴 지경이다"라고 했을까?
5년 전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과 원탁회의 등 범좌파 진영의 전폭적 지지, 그리고 안철수의 양보 등 절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에서도 문재인은 패배했다.
문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대북관과 안보의식에 대한 의구심, 더 커진 듯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문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대북관과 안보의식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이 문제에 대해서 문 후보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의구심은 더 커진 것 같다.
지난 대선의 핫이슈가 경제민주화였다면, 이번 대선은 사드배치와 북핵문제 그리고 중국의 군사굴기에 따른 미·중 갈등 등 안보문제가 화두다.
최순실 사건에 묻혔지만 UN의 북한인권결의안 투표에 김정일의 의중을 물었던 사실은 국기를 뒤흔든 심각한 문제임에도 아직 여기에 대한 뚜렷한 해명이 없다.
문 후보는 북핵문제는 눈감고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와 지원재개를 공언했다. 국가보안법과 국정원 폐지, 그리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등 친북좌파 노선을 지지해왔다.
친중노선 강화와 한미동맹 폐기 우려
또한 문 후보는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미국에 NO할 수 있어야 한다며 친중노선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핵무장까지 한 상황에서 지난 한미동맹보다 주적 북한의 군사동맹이자 우리의 잠재적 적국인 중국과 가까이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러다 보니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대다수 국민들은 문 후보가 당선되면 한미동맹은 폐기될 것으로 우려한다.
트럼프의 미국은 한국에 분명한 선택을 요구할 것이다. 어정쩡한 '균형자 역할론'이나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 같은 양다리 걸치기를 허용치 않을 것이다.
한미동맹은 지난 60여년 동안 자유 대한민국의 존립과 번영을 가능케한 보루였다. 한미동맹이 폐기되고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국가신용도는 급락할 것이고 외자는 썰물처럼 빠져 나갈 것이다. 그 후폭풍은 중국의 사드 보복 따위는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후보가 한미동맹 존속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문재인의 이러한 대북관과 안보인식은 노무현이 그랬던 것처럼 386운동권의 역사인식과 이념에서 기인한 것이다.
노무현은 대통령 취임사에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불의가 득세하고 정의가 패배한 역사"로 폄하했었다.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과 산업화를 부정한 것이고, 이는 곧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한 것이다. 문재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러한 역사인식에 동의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세론과 문재인 불가론
이제 선거가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은 파면되고 여당은 지리멸렬이다. 민주당 내부도 대세론과 친문패권으로 이변은 없을 듯하다. 문 후보 측도 이미 받아 놓은 밥상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정치와 선거는 살아 있는 생물이고 민심은 조석변이다. 작년 4월 총선 때 180석을 걱정하던 새누리당이 한 달도 안돼 폭망했다. 1997년과 2002년, 대세론을 구가하던 제왕적 후보 이회창은 두번씩이나 연패했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대세론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불가론, 그것도 '절대적 불가론'도 엄연히 존재한다. 문재인 불가론의 요체는 이렇다.
많은 국민을 적으로 돌려 분노하면서, 외부의 주적에겐 한없이 관대한 지도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는 명확하지 않는가? 지난 70년간 평화를 지켜온 국가안보의 기틀인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번영케 했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문재인 후보는 국민들이 갖고 있는 지극히 합리적이고도 치명적인 이러한 의문에 명확하게 답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는다면 대세론은 사상누각이고, 설사 대통령이 된다 해도 전임 대통령이 걸었던 것 이상의 험난한 길을 가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 험난한 길로 인해 나라와 국민이 불행해질까 그게 걱정이다.
글/ 윤종근 정치평론가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