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vs안철수, 치졸한 말꼬리 잡기…선거전 혼탁 심화
安 '유치원 공약 논란' 몸살…"해프닝에 악의적 공세"
文 '전두환 표창', '양념발언', '3D'까지 논란의 연속
대통령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선두 경쟁을 벌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연일 말꼬리 잡기식의 비난을 주고받고 있다. 선거 구도가 양강으로 좁혀지다 보니 사소한 말실수가 진영 간 대결을 부추기는 데 악용되고 있는 것. 공방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본질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침소봉대한 사안이 대부분이다.
해명도 무시 '본질 왜곡' '침소봉대' 난무
안 후보의 '사립유치원 발언'이 대표적이다. 발단은 안 후보가 지난 11일 '사립유치원 유아 교육자대회' 축사에서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은 자제하고..."라고 말했지만, 일부 언론이 잘못 알아듣고 '병설 유치원 신설 자제'로 보도하면서 비롯됐다.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는 뜻"이라는 안 후보의 해명에도 문 후보측은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물고 늘어졌다. 문 후보 선대위는 대변인 브리핑과 논평 등을 통해 "서민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 "국공립 단설유치원 비중을 알고 해명한 건가", "부모들에게 환심을 사려한다"고 비판을 쏟았다. 안 후보측은 다시 "언론의 오보를 물고 늘어지는 악의적 공세"라고 받아쳤다.
이 자리에서 또 다른 논란도 파생됐다. 안 후보가 "대머리가 되면 생기는 매력이 있다. 헤어(hair) 나올 수 없는 매력"이라며 '대머리' 비유 농담이 화근이 됐다. 웃어넘길 수도 있는 농담이었지만, 탈모 갤러리 등 일부에선 "탈모인들을 상대로 한 부적절한 농담"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안 후보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다 분위기 좋게 하자고 한 말씀들"이라며 "앞으로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어렵게 지지율 1~2% 올려도 말실수에 2~3%씩 빠져"
집중 공세 대상인 문 후보 역시 '전두환 표창', '부산대통령', '양념발언' 등 지금까지 제기된 논란‧설화를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엔 발언 뿐만아니라 발음까지 도마에 올랐다. 문 후보가 지난달 30일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발표 중 3D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로 읽은 것을 두고 "일반적 발음이 아니다"는 지적을 받은 것. 이에 안 후보도 "전문가 사이에서 통용되는 단어가 있다"며 "누구나 쓰리디 프린터라고 읽는다"고 꼬집었다.
두 후보를 둘러싼 논란만큼 주목을 끈 정책공약이 없을 정도다. 선거 구도가 워낙 요동치다보니 정책 대결로 전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대선 선거캠프 참모였던 한 관계자는 "후보자가 지지율 1~2% 끌어올리기 위해선 전국 곳곳을 누비고 정책발표를 수 없이 해야하는데, 말실수가 한번 불거지면 순식간에 2~3% 지지율이 빠진다"며 "그래서 말꼬리를 잡기 경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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