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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장미대선' 유권자들은 꼭 봐야 할 '특별시민'


입력 2017.04.22 08:05 수정 2017.04.22 09:25        부수정 기자

최민식· 곽도원· 라미란· 심은경 출연

권력욕의 정점에 선 정치인 소재 스릴러물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대한민국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정치스릴러물이다.ⓒ쇼박스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라미란 주연 '특별시민' 리뷰
권력욕의 정점에 선 정치인 소재 스릴러물


"정치인과 개장수는 똑같아. 피 냄새가 나거든. 근데 그 피 냄새가 죽을 때까지 안 없어져."('특별시민' 정제이 기자)

"선거는 똥 속에서 진주 꺼내는 거야. 손에 똥 안 묻히고 진주 꺼낼 수 있겠어?"('특별시민' 변종구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


영화 '특별시민'이 묘사한 정치인과 선거다. 정치인의 목표는 오로지 '권력'이다. '시민을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고 외치지만 정치인들에게 시민들은 '하찮은 유권자'일 뿐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하지 못할 게 없다. 범법 행위는 물론이요, 가족마저 쉽게 버린다. 원칙과 도덕성 없는, 한 마디로 '쓰레기'다.

선거는 어떤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는 '꽃'이 아닌 전쟁이다. '특별시민'은 권력욕의 정점에 선 정치인이 판치는 선거를 '더러운 쇼'라고 정의한다.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는 차기 대권을 꿈꾸며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오직 서울만 사랑하는 발로 뛰는 서울시장'이라고 강조하지만, 실은 어느 정치인보다도 최고 권력을 꿈꾸며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정치 9단이다. 무엇보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뛰어난 언변과 폭넓은 인맥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대한민국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정치스릴러물이다.ⓒ쇼박스

변종구는 선거 공작의 일인자인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를 파트너고 삼고, 20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을 새롭게 영입하며 힘을 얻는다.

승세를 이어가던 변종구는 만만치 않은 상대 양진주 후보(라미란)의 추격에 예기치 않은 사건, 사고에 휘말리며 최대 위기를 맞는다. 과연 변종구는 3선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까.

영화는 서울시장 변종구가 대한민국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정치 스릴러물로, '장미대선'과 맞물려 화제가 됐다.

권력을 얻는 수단이자 입문 과정인 선거, 그리고 정치판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그간 많이 봐왔던 대한민국 정치판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 영화 속 상황을 현실에 발붙이게 만든 점이 미덕이다.

각종 홍보를 내세워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만드는 모습, 판치는 네거티브 등이 대표적이다. 공약·정책 대결보다는 비방과 흑색선전에만 초점을 둔 정치인들은 마치 대한민국의 정치인을 보는 듯하다. 후보들이 TV 토론하고, 유세하는 장면을 보노라면 최근 대선 후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1,2위를 다투는 변종구와 양진주가 벌이는 신경전도 관객의 눈과 귀를 붙잡는다. 각종 에피소드가 빠르게 이어져 130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 재밌다. 감독은 정치판에서 일어나는 진흙탕 싸움을 긴장감 넘치게 담아내는 솜씨를 부렸다.

중간중간 영화적 재미를 위해 넣은 자극적인 장치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다만, 혼란스러운 시국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대한민국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정치스릴러물이다.ⓒ쇼박스

영화는 권력을 향해 폭주하는 변종구에 집중하며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특히 '장미대선'을 앞둔 터라 더 그렇다. '저렇게까지 해서 권력을 잡아야 하나' 하는 생각부터 '공정한 선거, 깨끗한 정치인이란 게 있을까', '과연 누구를 뽑아야 하나', '내가 뽑은 사람은 믿을 만한 사람인가'까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변종구를 다채로운 캐릭터로 만든 건 최민식이다. 토크 콘서트에서 야구 모자를 쓴 채 랩을 선보이는 첫 장면부터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클로즈업된 최민식의 얼굴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압권이다.

최민식은 서울시장 출마 연설 장면을 위해 직접 연설문을 작성했다. TV 토론 장면에서는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즉흥 대사를 소화하기도 했다.

최민식은 눈빛, 미세한 표정과 떨림 등을 놓치지 않고 정치인 '카멜레온' 변종구를 표현했다. 달변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변종구처럼 최민식은 연기 하나만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꽉' 붙잡았다.

최민식은 "'이런 시국에 또 정치 영화냐', '현실도 징글징글한데 돈 주고 이런 영화를 봐야 되나' 생각하실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제일 경계해야 하는 게 지겹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 지겨운 마음으로 극장에서 지겨운 걸 보고 결론을 내는 작품이 '특별시민'이다. 결국 영화의 메시지는 '투표를 잘하자는 것', '(지도자를) 잘 뽑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자그마한 영화가 단 한 사람과도 소통해서 투표장에 가게 하고 투표에 관심을 갖게 한다면 우리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소박한 사명감을 갖고 영화 작업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대한민국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정치스릴러물이다.ⓒ쇼박스

최민식 외에 곽도원, 심은경, 문소리, 류혜영 등 배우들이 극에 잘 어울리며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했다. 특히 곽도원은 야망을 위해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하는 인물을 얄밉게 연기했다.

곽도원은 "투표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정치 영화에 출연하기 전 고민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정치에 관심이 없으면 최악의 정치인에게 지배받는다는 걸 알았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경은 발랄함을 벗고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심은경은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해주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연출은 '모비딕'(2011)을 만든 박인제 감독이 맡았다. 박 감독은 "'관 뚜껑을 닫을 때까지 버릴 수 없는 게 권력욕'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선거를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4월 26일 개봉. 130분. 15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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