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킹 삼진' 이병규 2군행, 무엇이 문제인가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지난 26일 1군에서 제외
8개 삼진 가운데 4개는 서서 당해..스트라이트존 적응 기간?
4월 중순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LG 트윈스가 26일 ‘2017 KBO리그’ 잠실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칼을 뽑았다.
베테랑 외야수 이병규를 1군에서 제외하고 외야수 안익훈을 등록한 것이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이병규는 지난 14일 1군에 등록됐다. 10경기에서 타율 0.138 홈런 없이 5타점으로 부진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426에 불과했다.
이병규는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3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8개의 삼진을 당했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선구안이 좋은 타자의 기록으로 보긴 어렵다.
8개의 삼진 중 절반인 4개는 스윙을 하지 않고 당한 루킹 삼진이다. 최근 2경기에서 대타로 나왔지만 모두 루킹 삼진이었다. 대타를 기용한 벤치 입장에서는 2스트라이크 이후 스윙도 하지 못하고 덕아웃으로 되돌아오는 타자에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병규의 부진은 올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수년간 지속된 타고투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KBO가 스트라이크존을 넓혔다. 공을 오래 지켜보는 스타일인 이병규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만의 존이 명확한 타자에게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시즌 초반 한정된 기회 속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줘야 했던 이병규는 타석에서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했다. 방망이에 공을 맞히지 않는 이상 결과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병규에게 더욱 아쉬운 점은 누구든 기복이 있을 수 있는 타격이 아니라 항상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는 주루 플레이였다.
지난 2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LG가 8회말 4-2로 앞선 가운데 1사 만루에서 이병규의 타석이 돌아왔다. 이병규는 2루수 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 질주하지 않았다. KIA 내야진은 4-6-3 병살을 시도했지만 유격수 김선빈의 1루 송구가 빠져 병살로는 연결되지 못해 LG는 추가 득점을 했다.
김선빈의 송구가 정확했다면 전력 질주를 하지 않은 이병규까지 1루에서 아웃되어 병살로 이닝이 종료될 수 있었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LG는 외야진이 리그에서 비교 우위를 갖는다는 평을 받았다. 뚜껑을 열고 보니 이천웅이 부상으로, 문선재가 부진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5번 타순을 지키던 채은성도 타율 0.224, 홈런 없이 4타점, OPS 0.532로 고전하고 있다. 이형종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LG 외야진의 전체적인 그림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이병규가 제 역할을 한다면 LG는 보다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이병규는 2014년 4번 타자로서 0.306타율 16홈런 87타점 0.956의 OPS로 맹위를 떨쳤다. 이후 그때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983년생 이병규는 올 시즌 35세다. LG는 올 시즌 성적과 더불어 리빌딩의 꾸준한 흐름을 동시에 이어간다. 지난해 은퇴를 택한 ‘적토마’ 이병규와 달리 부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글: 이용선 / 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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