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기다리는 '블랙아웃', 9회말 역전만루홈런?
'블랙아웃'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대세론보다 '소신 투표' 늘고 '샤이층' 지지결정
정치전문가들 "블랙아웃 직전 여론조사 추세가 중요"
'블랙아웃', 6일 간의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블랙아웃'이란 전기가 부족해 갑자기 모든 전력 시스템이 정지한 상태, 또는 그런 현상을 말한다. 이른바 '대규모 정전'이다. '블랙아웃'은 비단 정전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선거에서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인 '블랙아웃'이 있다.
우리나라는 본인 표가 사표가 될 것을 걱정하는 사람 또는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유행에 따라가듯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표를 주는 '밴드웨건 효과' 방지를 위해 '블랙아웃'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블랙아웃'은 오는 3일부터 투표일인 9일까지 6일이다. 이를 역전의 발판으로 마련하려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다.
안 후보의 '국민캠프' 측은 '블랙아웃' 기간이 마지막 승부를 걸 '절호의 찬스'로 보고 있다. '블랙아웃' 동안은 지지율 공표가 불가능하니 그동안 문재인 후보 측 주장의 축을 이룬 이른바 '대세론'에 기댈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중앙에서의 여론조사가 아닌 철저하게 바닥 민심만을 보고 접근해야 하는 만큼, 최대 20%에 육박하는 표출되지 않은 '샤이층'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 안 후보의 현재 지지율은 문 후보와 두 배로 벌어지는 암담한 수준이다.(리얼미터 4월30일 조사 참고) 비단 이 조사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문 후보와 20%를 오락가락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되는 것을 싫어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안 후보에게는 표를 주려다가도 주기 싫은 상황이다.
대세론보다 '소신 투표' 늘고 '샤이층' 표심 결정
따라서 '블랙아웃'은 안 후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사표 방지' 심리로 인한 이탈표가 적어지고, 상대적으로 사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보수권 주자들인 홍준표·유승민 후보의 지지자들의 지지는 오히려 안 후보에게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블랙아웃' 전 '진보 대 보수' 대결 구도(프레임)로 고착화시키려는 문 후보 측에 비해 안 후보 측이 그동안 '패권 대 반패권', '과거 대 미래'를 주장해 온 점은 샤이층에 어필하는 것이 좀 더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안 후보 측은 '블랙아웃' 기간동안 이번 선거의 '의미'를 강조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캠프 관계자는 "15~20%가 선거 2~3일 전에야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며 "특별한 방법보다는 '우리가 어떤 것을 청산할 것이고, 청산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샤이층을 끌어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블랙아웃'이 '기회'인 점에는 동의했지만 "안 후보만을 위한 블랙아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블랙아웃은 오히려 문재인 대세론을 굳히는 데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새로운 여론조사 내용을 공표할 수 없을 뿐 과거의 여론조사는 계속 언급할 수 있다"면서 "설사 안 후보가 지지율이 올라가더라도 그걸 공표할 수 없다면 누구에게 손해냐"고 되물었다.
또한 신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블랙아웃'이 연휴기간에 진행된다는 점도 지목했다. 그는 "블랙아웃 기간중에 여론이 뒤집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블랙아웃은 연휴기간에 이어진다. 유권자들이 정치에 관심 갖기보다는 연휴를 즐기면서 반전 모멘텀을 마련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전문가들 "블랙아웃 직전 여론조사 추세가 중요"
'블랙아웃'동안의 전략으로는 '네거티브의 가속화'가 거론됐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과거 선거를 보면 막판에 '비교적 합리적으로 비춰지는' 여론조사를 공표하지 못함에 따라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린다"며 막판 이전투구를 예고했다.
반면 '블랙아웃' 직전에 공표되는 여론조사의 '추세'에 따라 두 후보의 실제 지지율이 이른바 '골든크로스'를 이룰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2일, 3일 집중적으로 쏟아질 여론조사의 전반적인 추세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 굳히기'와 홍준표 후보를 공격함으로써 '진보-보수 구도' 확산에 열을 올릴 것이고, 안철수 후보는 이른바 '문재인 포비아(공포증)'와 김종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공동정부 구성'을 통한 샤이·중도층 포섭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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