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시즌 중반 스리백 전환하며 승승장구
토트넘도 전술 역발상으로 리그 2위 기염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마무리됐다. 우승팀은 첼시였고, 토트넘이 2위를 차지하며 런던 클럽들의 강세를 이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런던이고 다른 하나는 스리백이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맨체스터를 대표하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강세가 예상했지만 런던이 주인공이었다.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1·2위를 차지한 첼시와 토트넘은 시즌 중반 스리백 시스템을 가동했고, 새로운 전술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스리백 장인 콘테, 첼시에서도 빛 발하다
맨체스터 듀오의 그늘에 가려졌지만 새 시즌 첼시 역시 비교적 분주한 이적 시장을 보냈다. 콘테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레스터 시티 중원의 핵심인 은골로 캉테를 데려오며 중원을 보강했다. 피오렌티나에서는 마르코스 알론소로 측면을 강화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첼시는 포백 전술로 나섰지만, 10월부터 스리백 체제로 변화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콘테 감독의 스리백은 첼시에 EPL 우승컵을 안겨주며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콘테 감독이 첼시에 가져온 첫 번째 변화는 풀백의 윙백화였다. 첼시에서 콘테 감독은 마르코스 알론소와 모제스를 윙백으로 배치했다. 모제스는 본 포지션이 윙백이 아니었지만 직선적인 움직임을 토대로 팀 측면에 힘을 불어줬다. 특히 모제스는 활동량만 좋은 선수로 불렸지만, 올 시즌부터는 저니맨 이미지에서 벗어난 첼시의 핵심이다.
다음 변화는 스리백 수비진이다. 반쪽짜리 수비수로 불렸던 다비드 루이스의 재발견이 큰 수확이었다. 발밑에 비해 불안한 수비력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루이스에게 팀의 중앙 수비진을 책임졌고, 여기에 안정적인 케이힐과 폭넓은 움직임이 좋은 풀백 아스필리쿠에타를 중앙에 배치했다. 세 선수 모두 유기적이었다.
미드필더진의 변화가 컸다. 기존 첼시는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형태로 경기에 나섰다. 수비력이 좋은 미드필더 한 명이 중앙에 위치하면서 패싱력이 좋은 미드필더와 활동량이 좋은 공수 밸런스가 안정된 선수진이 중원을 책임졌다.
그러나 콘테 감독은 마티치와 캉테를 중원에 배치했다. 이들에게 안정감을 주문하면서 측면에서의 움직임이 날카로운 아자르와 페드로(혹은 윌리앙)에게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주문했다. 중앙에서는 지키고, 측면에서는 흔드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포체티노 토트넘, 신의 한 수가 된 포메이션 전환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를 기록한 토트넘의 기본 포메이션은 포백에서 비롯된다. 토트넘은 4-2-3-1 전술을 주요 포메이션으로 삼았고, 전반기 중,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포백 전술이 팀의 메인 대형이었다.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파격적인 실험이었다. 도박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포체티노 감독은 스리백을 메인 대형으로 내세웠고, 토트넘은 리그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 다소 부족했던 전술적 유연성이 올 시즌 절정에 달한 셈이다.
포체티노의 스리백은 토트넘 선수들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수준급 공격력을 자랑하는 워커와 로즈를 전진배치 했고, 이들의 활동량을 앞세워 측면을 지배했다. 여기에 알리를 좀 더 전진 배치하면서 에릭센과 2선 공격을 이끌었고, 전방의 케인의 득점력까지 더해지며 공격력 역시 정점을 찍었다.
중원에는 수비력이 좋은 완야마와 그의 파트너로 공수 밸런스가 좋은 뎀벨레를 투입해 한 명은 지키면서 다른 한 명이 공을 배급하는 역할을 주문했다.
알리와 에릭센이 나선 2선 공격진은 창의적인 경기 운용을 무기로 내세웠고, 케인은 득점뿐 아니라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공격의 힘을 실었다. 특급 로테이션 멤버인 손흥민이 2선과 측면 그리고 중앙 공격수로서 여러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토트넘은 리그 2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